20세기 채색회화사의 맥락과 성과를 포괄적으로 짚어보는 전시회가 14일부터 내년 1월 27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다. '채색의 숨결- 그 아름다움과 힘' 주제의 이번 전시회에는 박생광, 박래현, 천경자, 이화자, 정종미, 김선두 등 채색화가 6명이 작품을 내놓는다. 이들은 전통의 혁신적 계승을 통해 시대의 미감과 특유의 개성을 일궈낸 작가라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가나아트센터는 한국채색화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전통성 상실을 꼽고 치열한 실험과 탐구작업으로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작가에 주목했다. 옛 기법이나 양식의 단순한 전승에 머물지 않고 민족전통과 사회현실의 접점을 독창적으로 모색해가는 화가를 선정한 것이다. 이들 6명 중 박생광, 박래현, 천경자가 이미 미술사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대가들이라면 이화자, 정종미, 김선두는 이제 막 창작의 날개를 활짝 펴는 유망주라고할 수 있다. 주최 측은 박래현과 천경자의 작품을 제1전시장에 선보여 1950년대의 예술세계를 비교케 하고 이화자, 정종미, 김선두의 그림은 2전시장에 배치해 전통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창조되고 있나를 보여준다. 제3전시장에는 박생광의 특별전 코너로 마련된다. 한국채색화단의 독보적 존재인 박생광은 등 민족전통의 정신을 직관으로 현대화한 작품을 제작했으며 등이 출품되는 박래현은 서양의 조형론과 회화이론을 수용한 작가다. 전통채색양식을 과감히 탈피했던 천경자는 등 감각적 색채의 작품을 내놓는다. 와 시리즈를 각각 선보이는 정종미와 김선두는 장지기법으로 독특한 색채감각과 체계를 발견해나가는 40대 중반의 선두주자이고, 등을 출품하는 이화자는 조선조 화원기법의 마지막 전수자인 조중현의 흔적을 더듬게 하는 30대 후반의 작가다. ☎720-1020.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id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