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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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에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던 단기납 종신보험과 ‘어른이보험’ 등 효자상품의 판매가 9월부터 사실상 중단된다. 보험사들은 환급률을 높인 종신보험, 2030 특화 보험 등 ‘제3의 보험’으로 불리는 신상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사라지는 단기납 종신보험

'효자 상품'과 이별…새 먹거리 찾는 보험사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은 9월부터 10년납 종신(생명)보험의 해지 환급률을 높인 신상품을 일제히 내놓을 계획이다. 한화생명은 이르면 다음달 1일 신상품을 출시해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삼성생명은 시장과 경쟁회사 상황을 지켜본 뒤 9월 중순께 새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10년납 종신보험은 10년 동안 보험료를 내면 사망할 때까지 보험이 유지되고 사망하면 보험금이 나오는 생명보험이다. 환급률은 보험을 해지하면 그동안 낸 보험료를 돌려받는 비율이다. 환급률이 100%보다 높으면 낸 보험료보다 더 많이 받는다는 뜻이다.

이런 신상품은 10년보다 짧은 기간 보험료를 내는 단기 납부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9월부터 내려야 하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개발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5년, 7년 등의 단기납 종신보험의 환급률을 가입 후 10년이 지나야 10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생보사들은 올해 상반기에 환급률을 100% 이상으로 설정한 단기납 종신보험을 집중적으로 판매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새 회계기준(IFRS17)에선 가입 기간이 긴 보장성보험을 많이 판 회사일수록 수익성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종신보험, 암보험 등이 보장성보험에 속한다. 이와 대비되는 개념이 저축성보험이다.

생보사들은 전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면서 환급률을 높이거나 보험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당을 확대했다. 지난 7월에는 보험대리점을 통해 판매한 신계약의 70%가량이 단기납 종신일 정도로 편중 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금감원은 납입 종료 직후 해지가 급증해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를 강화했다.

○20~40대 특화 보험 개발

다음달부터 어린이보험의 가입 나이가 15세까지로 제한되면서 손해보험사들은 20~40대를 겨냥한 특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어린이보험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해상은 최근 20~30대를 대상으로 ‘#굿앤굿2030종합보험’을 출시했다. 3대 질환(암 뇌 심장) 등 핵심 보장 위주로 구성하면서 보험료를 낮춘 게 특징이다.

삼성화재도 30대 전용 ‘내돈내삼’(내 돈으로 직접 가입하는 내 삼성화재 건강보험)을 판매 중이다.

어린이보험 2위인 메리츠화재도 9월 1일에 맞춰 20~40대를 겨냥한 맞춤형 보험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40대까지는 전체 평균에 비해 손해율이 낮기 때문에 보험료도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보험은 가입 기간이 길고 해지율이 낮아 새 회계기준 체제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보험에 관심이 적은 청년층 대신 부모가 가입해주려는 수요에 맞춰 일부 보험사가 가입 나이를 35세까지 올린 ‘어른이보험’을 판매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어린이에게 잘 발생하지 않는 뇌졸중 등 성인질환을 불필요하게 어린이보험에 포함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다고 보고 가입 연령을 제한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