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나노급 5세대 D램 잇달아 양산…SK하이닉스는 인텔 호환성 검증 돌입
DDR4에서 DDR5로 전환 가속도…AI·챗봇 확산에 수요 급증 예상

삼성·SK, 차세대 D램으로 불황 넘는다…'초격차 기술' 박차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잇따라 차세대 D램 메모리를 내놓으며 초격차 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반도체 불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업황 반등 시 주도권을 쥐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3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1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5세대(1b) 기술이 적용된 서버용 DDR5를 인텔에 제공해 '인텔 데이터센터 메모리 인증 프로그램' 검증 절차에 돌입했다.

1b는 현존 D램 중 가장 미세화된 공정이다.

1b 기술이 적용된 DDR5 제품이 인텔의 서버용 플랫폼인 제온 스케일러블 플랫폼 호환성 인증을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DDR5 동작 속도가 6.4Gbps(초당 기가비트)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DDR5 중 가장 빠른 속도를 구현했다.

기존 1a 제품과 비교하면 14%가량 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또 이 제품은 기존 1a DDR5 대비 전력 소모도 20% 이상 줄였다.

이번 1b DDR5 제품 양산으로 D램 시장은 DDR4에서 DDR5로 전환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앞서 인텔은 올해 초 DDR5가 적용되는 신형 중앙처리장치(CPU)인 4세대 제온 스케일러블 프로세서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했는데, 이를 계기로 D램 시장 주력 제품은 DDR4에서 DDR5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또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과 챗봇 등의 수요가 늘면서 서버용 D램이 향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K, 차세대 D램으로 불황 넘는다…'초격차 기술' 박차
앞서 삼성전자는 12㎚급 공정으로 16Gb(기가비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12나노급 공정은 1b 공정을 의미한다.

삼성전자는 자사의 미세 공정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12나노'라는 구체적 선폭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생산성이 약 20% 향상됐으며, 소비 전력은 약 23% 개선돼 데이터센터 등을 운영하는 데 있어 전력 운영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런 차세대 D램 개발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구상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12%에서 내년 27%, 2025년 42%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AI 서버 시장도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대만의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AI 서버 출하량이 120만대로 작년보다 38.4% 증가할 것으로 봤다.

또 2022∼2026년 AI 서버 출하량이 연평균 22%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AI 반도체 출하량은 작년보다 46% 증가하고,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는 작년보다 58%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했는데, AI 반도체 수요 증가가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