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힌 컬리가 결국 상장을 연기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자본시장이 급랭하면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컬리의 상장 보류는 올해 IPO를 앞둔 다른 기업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컬리는 상장계획 연기 사실을 4일 공식 발표하면서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장 상장하지 않더라도 신사업을 펼칠 충분한 현금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컬리는 지난해 8월 22일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예비심사 효력이 6개월간 이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 22일까지 상장을 마쳐야 한다. 컬리는 2021년 7월 기업가치 2조5000억원을 인정받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사)으로 등극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e커머스업계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한 작년 하반기 무렵부터다. 이때 투자은행(IB)업계에서 컬리의 기업가치가 8000억~8500억원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컬리의 상장 보류는 올해 IPO를 앞둔 다른 기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조단위 대어’ 골프존카운티와 케이뱅크는 각각 2, 3월까지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지난 3일에는 2017년부터 상장을 준비해온 현대삼호중공업이 국내 증시 상황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상장을 철회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