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AI’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AI’ 삼성전자 제공
외부에서 빨래를 말리기 쉽지 않은 겨울을 맞아 실내 건조기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겨울 가전 시장 공략 선봉장으로 건조기를 낙점하고 상품성 강화를 통해 잠재적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AI’는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하이브리드 히트펌프’ 저온 제습 기술을 적용해 43분 만에 고속 건조가 가능한 제품이다. 이 기술은 건조 과정 초반에 히터로 건조통 내부 공기를 적정 온도까지 데운 뒤 인버터 히트펌프로 건조하는 방식이다. 건조기를 미리 예열시키지 않아도 제품 스스로 데워주기 때문에 건조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건조 코스가 시작되면 외부 온도를 먼저 감지하고 이에 맞춰 세탁 과정별로 컴프레서와 히터 사양을 조절해 건조통을 예열한다. 적정 온도까지 데워지면 이후에는 드럼 내부 최고 온도를 60도 이하로 조절해 옷감 손상을 방지해준다. 겨울 패딩과 두꺼운 이불과 같은 계절 세탁물이 많은 특징을 고려해 국내 최대 20㎏ 용량으로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비스포크 그랑데 건조기 AI는 국내 유일의 ‘AI 공간 제습’ 기능으로 겨울철 세탁실 습기에 대한 고민도 해결해준다. 건조기 하단의 열교환기 자리에 ‘공간제습키트’를 끼운 뒤 작동하면 세탁실 주변 온·습도를 스스로 감지해 적당한 습도를 설정한다. 습한 공기는 빨아들이고 쾌적한 공기는 내보내 세탁실을 안락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특히 제습 기능은 키트를 기기에 탈부착하는 방식이어서 관리도 쉽다. 따로 제습기를 두거나 코드를 연결해야 하는 불편함이 없기 때문에 좁은 다용도실에서 효율적인 공간 활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추운 날씨에 번거롭게 창문을 열어 환기하거나 난방 기구, 제습기를 쓰지 않아도 세탁실을 ‘제2의 거실’처럼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스포크 그랑데 AI는 건조기 내부가 얼지 않도록 방지하는 ‘결빙방지’ 기능도 갖춰 겨울 동파 걱정도 줄여준다. 일정 시간 건조통 내부에 따뜻한 공기를 순환시키며 결빙을 방지하고, 날씨에 따라 건조기가 미리 동파 위험을 알려주기 때문에 한파에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겨울철 건조기 시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기능 업그레이드와 다양한 마케팅으로 시장 1등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할 계획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판매량은 2020년 사상 처음으로 200만 대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엔 판매 증가세가 한층 더 가팔라져 연간 판매량이 260만 대로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청결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면서 올해는 빨래방 건조기를 사용하는 대신 집에서 의류를 건조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어나 작년보다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겨울철 집에서 시간을 보내는 ‘집콕족’ 소비자가 증가했기 때문에 건조기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우상향 추세를 그릴 것”이라며 “건조기가 고급 가전을 넘어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만큼 가전 사업부의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