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 줄여 안정적 생산" vs "3년간 교섭 못 해 노조 무력화"
노조 쟁의권 확보 합법적 파업 가능…총대의원 대회 진로 모색
르노코리아 임단협 올해도 쉽지 않다…핵심 쟁점은 '다년 합의'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파업과 직장폐쇄로 얼룩졌던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 협상이 올해도 순탄치 않다.

올해 임금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서는 국내 완성차에서는 처음으로 '다년 합의'가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조는 25일 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합법적으로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고 26일 밝혔다.

르노코리아 노사는 노조의 노동쟁의 조정신청으로 10일간 두 차례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회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4일 전체 조합원 1천852명 중 1천653명이 참여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찬성률 80.6%(재적 인원 대비 71.9%)로 가결했다.

르노코리아 임단협 올해도 쉽지 않다…핵심 쟁점은 '다년 합의'
올해 르노코리아 임단협에서는 다년 합의가 최대 쟁점이다.

회사는 올해부터 2024년까지 3년간 기본급 인상을 반영한 임단협을 체결하는 '다년 합의'를 들고나왔다.

사측은 불필요한 노사 갈등과 소모를 줄이고 안정적인 생산공급과 2024년 친환경 신차 출시 성공을 위해 임단협 '다년 합의'가 필요하다고 노조를 설득했다.

반면 노조는 회사와 교섭할 수 있는 권리인 단체교섭권이 무력화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만약 이번에 다년 합의가 된다면 차기 임금 교섭을 할 수 있는 해는 2025년이 되고 차기 6대 집행부는 회사와 교섭 자체를 할 수 없게 된다"며 "특히 르노의 자본 철수 또는 다른 회사로의 매각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데 일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단체행동권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르노코리아 임단협 올해도 쉽지 않다…핵심 쟁점은 '다년 합의'
임단협 '다년 합의'는 미국과 유럽 등 외국에서 선례가 있으나,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어서 르노코리아 노사 협상이 주목받고 있다.

르노코리아 주력 모델인 XM3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회사가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 만큼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가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먼저 교섭에 집중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노조는 "쟁의권이라는 강력한 무기로 사측을 압박해 우리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교섭과 투쟁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26일 낮 임시 총대의원 대회를 열고 향후 진로를 논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