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R 하나면 나도 셰프
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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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에 사는 안은미 씨(33)는 요즘 밀키트 미식 탐방에 푹 빠졌다. 코로나19 탓에 맛집에 가지 못하는 대신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밀키트로 주문해 먹는다. 재료를 따로 준비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고, 가격도 비싸지 않아 1인 가구인 안씨에게는 안성맞춤이다. 그는 “집에서 클릭 한 번으로 레스토랑 분위기를 내며 맛집 메뉴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연복·최현석 … 스타셰프 맛집 메뉴 ‘뚝딱’
레스토랑간편식(RMR)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RMR은 오프라인 유명 맛집의 메뉴를 가정간편식(HMR)으로 만든 제품이다. 단순히 상표권만 가져오는 게 아니라 유명 셰프와 맛집 사장이 제품 개발 과정에 참여한다. 소비자로선 평소 찾아가기 어려웠던 음식점의 메뉴를 집에서도 맛볼 수 있다는 게 RMR의 가장 큰 장점이다.

최근 마켓컬리에서 가장 많이 팔린 RMR은 이연복의 ‘목란’ 시리즈다. 서울 연희동에서 이연복 셰프가 운영하는 중식당 목란은 예약이 어려운 것으로 유명하다. 목란의 레시피를 가져와 만든 짜장면과 짬뽕, 멘보샤 RMR은 목란에 방문하기 어려운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마켓컬리 RMR 판매 순위에서 목란 짜장면이 3위, 목란 짬뽕이 4위를 차지했다. 목란 짬뽕은 사골육수를 기반으로 한 매콤한 국물에 불맛을 더한 게 특징이다. 해산물과 야채 등 건더기를 풍부하게 담았다.

최현석의 ‘쵸이닷’ 시리즈도 마켓컬리 RMR 판매 순위 상위권에 들었다. 대표 제품은 ‘쵸이닷 가리비 바질페스토 파스타’와 ‘새우 봉골레 파스타’다. 이들 제품은 최현석 셰프가 운영하는 서울 청담동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쵸이닷에서 판매하는 파스타를 그대로 재현했다.

가리비 바질페스토 파스타는 바질의 향긋한 풍미를 살린 페스토 소스로 깊은 맛을 낸 게 특징이다. 두툼한 가리비 관자도 통째로 들어 있다. 무엇보다 조리법이 간단해 요리 초보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관자를 올리브오일로 볶은 뒤 2분간 삶은 스파게티면을 넣고 볶으면 그럴듯한 파스타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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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 폭립·지방 백년가게 음식도 집에서
패밀리 레스토랑의 메뉴도 RMR로 나왔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스테이크와 폭립, 라자냐 등 인기 메뉴를 RMR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빕스의 시그니처 메뉴인 폭립 RMR이 가장 인기가 많다. 폭립 RMR은 냉동 상태의 제품을 해동한 뒤 전자레인지에 4분만 데우면 된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아이들 간식은 물론 어른들의 술안주로 RMR을 찾는 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거리가 먼 지방 맛집 메뉴도 RMR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밀키트 업체 프레시지가 선보이는 ‘백년가게’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백년가게는 업력 30년 넘은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전국의 지역 맛집이다. 정중교 프레시지 대표를 비롯한 직원들은 지역 맛집을 돌아다니며 가게 사장을 설득해 맛집 메뉴를 RMR로 개발해 내놓고 있다. 각 지역 맛집 메뉴를 집에서 맛볼 수 있어 소비자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간편식에 대해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간편식의 수준이 한 단계 높아졌다”며 “기념일에 RMR로 요리해 집에서 분위기를 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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