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이 투자한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포스코 제공
포스코그룹이 투자한 아르헨티나 리튬 추출공장 및 염수저장시설. 포스코 제공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한 선진경영 관리체제로 전환해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그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친환경 성장을 실현하겠습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 3일 신년사에서 창사 이후 첫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앞두고 “포스코그룹엔 새로운 출발의 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달 이사회에서 의결된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은 오는 2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친환경 미래소재를 기반으로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선도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로 발전해나가겠다는 것이 최 회장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그룹의 ‘2030 중장기 성장전략’도 공개했다. 우선 철강사업은 친환경 제철 기반 완성과 글로벌 성장을 통해 미래 철강 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겠다고 소개했다. 2차전지 소재사업은 아르헨티나의 염호리튬 개발을 통해 양적 성장을 이루고 그룹 미래기술연구원을 중심으로 초고용량 전지 소재, 전고체용 소재 등에서 기술우위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 2028년까지 상업 생산 규모의 데모 플랜트를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의 주문에 따라 포스코그룹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양극재, 음극재는 물론 이들의 핵심 원료인 리튬과 니켈, 흑연을 공급할 수 있는 2차전지 소재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2030년까지 리튬 22만t과 니켈 14만t을 자체 공급하고, 양극재 42만t과 음극재 26만t을 생산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 글로벌 선두권 업체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밸류체인은 전기차 등에 사용되는 배터리를 생산하는 회사, 배터리에 필요한 양극재와 음극재 등을 생산하는 2차전지 소재 회사, 이에 필요한 리튬 니켈 흑연 등의 원료를 가공·공급하는 2차전지 소재 원료공급사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포스코는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철강에 버금가는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2010년 리튬 생산기술 개발에 착수한 뒤 염수와 광석 모두에서 친환경적으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리튬의 주원료인 리튬광산과 염호 확보를 선제적으로 추진해왔다.

포스코는 지난해 4월 광석리튬 생산법인인 ‘포스코리튬솔루션’을 설립하고 7600억원을 투자해 전남 광양에 4만3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착공했다. 작년 12월에는 약 9500억원을 투자해 보유 중인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인근에 연산 2만5000t 규모의 수산화리튬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을 밝혔다.

고용량 배터리 양극재의 필수 요소인 니켈 채굴 및 생산에도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해 5월 호주의 니켈 광업 및 제련 전문회사 레이븐소프 지분 30%를 2억4000만달러(약 2700억원)에 인수하고, 2024년부터 매년 7500t(니켈 함량 기준)을 공급받을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 2023년까지 연산 2만t 규모의 2차전지용 고순도 니켈 정제공장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게 될 고순도 니켈 2만t은 전기차 50만 대에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