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변액보험, 年수익률 100% 육박하니…작년 3조 몰렸다
한동안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변액보험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지속하면서 수익률이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만 잘 지켜 운용한다면 일반 주식 투자보다 리스크를 낮추면서도 기존 원리금 보장형 보험 상품에 비해 수익률을 크게 높일 수 있어 매력이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단 장기간 가입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변액보험 가입, 전년 대비 두 배 급증

변액보험은 보험료 중 일부를 주식 등 투자성 자산에 투자한 뒤 수익금을 계약자에게 돌려주는 상품이다. 종류별로는 △사망, 질병 등에 대비한 보장성 보험인 변액종신보험 △노후 대비용 변액연금보험 △자유 입출금이 가능한 변액유니버설보험 등 세 가지가 있다. 운용 결과에 따라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있고, 10년 이상 보험을 유지하고 정해진 요건에 충족하면 전액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다. 투자 수익의 15%까지 이자소득세도 감면된다. 일부 특약이나 최저사망보험금 등은 예금자보호한도인 5000만원까지는 보험사가 파산하더라도 돌려받을 수 있다.

단 보험 상품인 만큼 사업비를 떼기 때문에, 직접 운용에 비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왔다. 사업비는 보험사가 보험 상품 운용 등을 위해 고객에게 청구하는 비용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주식 장세가 좋아지면서 수익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며 “모바일 앱 등을 활용한 포트폴리오 변경도 손쉬워졌기 때문에 설계사 권유가 아닌, 자발적으로 찾아와 가입하는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애물단지' 변액보험, 年수익률 100% 육박하니…작년 3조 몰렸다
실제 변액보험 가입은 지난해부터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1조58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5955억원)보다 166.5% 증가한 수치다. 2018년 1조7860억원이던 변액보험 초회보험료는 지난해에는 3조104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수익률 ‘훨훨’…중도 해지는 신중해야

변액보험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변액보험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미래에셋생명이 운용 중인 변액보험 주식형펀드의 5년 수익률이 지난 6월 기준 평균 101.6%를 기록했다. 이외에 △IBK연금보험(93.0%) △메트라이프생명(88.8%) △푸본현대생명(87.6%) △교보생명(82.6%) 등도 좋은 성과를 보였다.

변액보험에 가입하려면 세 가지 유형 가운데 우선 자신이 필요한 목적에 맞는 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상해 질병 보장용인지, 노후 대비용인지, 단순 투자용인지에 따라 접근 방식이 달라질 수 있다. 또 사업비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지금이야 큰 문제가 없겠지만 향후 증시가 나빠져서 수익률이 낮아진다면 사업비를 공제하고 나면 정작 내 손에 남는 이익이 많지 않을 수 있다.

사업비 부담을 줄이는 ‘꿀팁’도 있다. 최초 납입액을 적게 설정하고 추가 납입액을 늘리는 방식이다. 추가로 내는 보험료는 사업비를 차감하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더 많이 내는 식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단 한도는 처음 설정한 금액의 두 배까지만 가능하다.

아예 사업비를 떼지 않는 상품에 가입하거나 소액, 인공지능(AI)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부 보험사는 사업비를 고객 투자 수익에 연동해 수익이 나지 않으면 사업비를 받지 않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온라인 채널을 활용하면 1만원부터 소액으로 가입할 수 있는 상품도 있어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AI 변액보험의 경우 별다른 고민 없이 투자 자산을 AI가 알아서 운용해주는 게 장점이다.

단 변액보험에 가입했을 경우 중도 해지는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최근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높아지면서 이익 실현을 위해 중도 해지하는 사례도 늘고 있지만 장기간 계약을 유지하는 게 훨씬 더 이익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변액보험은 다른 펀드와 달리 사업비를 떼고, 오래 유지할 경우 사망 보장이나 노후 보장 기능이 있기 때문에 장기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단기 수익률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면 펀드 등 다른 상품에 가입하는 게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