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이터 탄생 배경은
조만간 시작될 금융위원회 주도의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에는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회사뿐 아니라 핀테크 업체 등 전자금융업자는 물론 통신사와 국세청 등이 사업자로 참여한다. 금융회사가 보유한 데이터에 대한 열람권과 청구권, 전송요구권이 개인에게 부여된다. 사업자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게 된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29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마이데이터 포럼에서 “금융회사가 보유한 데이터라도 정보의 원천은 금융소비자에게 있다는 것이 마이데이터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개념은 유럽연합(EU)에서 처음 탄생했다. 유럽은 2010년대에 접어들며 스마트폰 운영체제(구글·애플), 검색(구글), 동영상(유튜브), SNS(페이스북·인스타그램), 메신저(와츠앱) 등 개인의 데이터를 활용한 모든 사업을 전부 미국 대형 기술업체(빅테크)에 내줬다.

위기감을 느낀 EU는 2016년 5월 개인정보보호법(GDPR)을 제정했다. 데이터를 활용해 막대한 돈을 벌어들인 미국 빅테크 업체를 합법적으로 제재하려는 목적이었다. 개인의 데이터가 ‘기업의 것’이 아니니 사용하려면 마땅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EU는 2018년 지급결제서비스지침 개정안(PSD2)을 마련해 마이데이터 사업의 근거를 강화했다. 금융소비자가 동의하면 제3자에게 데이터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금융권에서는 국내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의 범위가 유럽을 넘어선다고 평가한다. 유럽에선 예·적금 관련 데이터만 개방하는 수준인 데 비해 국내에서는 국세청을 비롯한 공공데이터와 카드 결제 데이터도 공유를 의무화했기 때문이다. 최경진 가천대 인공지능·데이터 정책연구센터장은 “마이데이터 정책을 추진하면서 미국은 유통 분야와 기업 간 거래(B2B), 영국은 금융 서비스 비교에 초점을 맞췄다”며 “국내 금융 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은 데이터 유통과 보호의 균형을 맞췄다는 점에서 한층 진일보한 모델”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빅테크 업체뿐 아니라 금융회사들도 마이데이터 사업 대비에 분주하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 임원은 “마이데이터가 시행되면 ‘금융판 네이버’가 등장해 금융 서비스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가능성도 있다”며 “하청업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프라이빗뱅커(PB) 등을 바탕으로 한 전문 서비스를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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