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2위 디스플레이 업체 CSOT가 일본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업 JOLED에 200억엔(약 2300억원)을 투자한다. LG디스플레이가 독자 생산 중인 TV용 OLED 패널을 공동 개발해 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위해서다. LG디스플레이는 다음달 중국 광저우 공장을 본격 가동해 양산체제에 들어가는 등 원가 경쟁력을 확보해 대응할 계획이다.

TV용 OLED 한국 독주 막으려는 몸부림…中·日 뭉쳤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JOLED는 지난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CSOT와 투자·업무제휴 계약을 맺고 TV용 OLED 패널을 공동 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JOLED는 CSOT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해 지분 약 11%를 넘길 예정이다. CSOT는 200억엔을 JOLED에 투자한다.

두 회사는 각각 일본과 중국을 대표하는 패널 업체다. JOLED는 소니, 파나소닉 등이 2015년 설립한 합작사다. CSOT는 중국 1위 TV 업체 TCL의 자회사다. 공동 개발은 두 업체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JOLED는 모니터용 OLED 패널 양산에 성공했지만 TV용 제품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18년 8월 일본 업체를 대상으로 1조원 규모의 자금 조달을 추진했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4700억원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최근 업계에선 “JOLED가 자금 부족으로 TV용 OLED 패널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얘기가 나왔다.

CSOT는 자금력이 충분하지만 기술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CSOT는 2~3년 전부터 TV용 OLED 패널 시장 진출을 시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두 업체가 3년 안에 TV용 OLED 패널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TV용 OLED 패널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중·일 협력을 촉발하는 계기가 됐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25억달러 규모였던 TV용 OLED 패널 시장은 2025년 6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화웨이, 샤프 등도 OLED TV 제조에 나서면서 패널 수요가 커지고 있다.

JOLED와 CSOT의 공동 개발이 성공하면 대형 OLED 패널 시장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두 회사는 ‘잉크젯 프린팅’ 방식으로 OLED 패널을 생산할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가 활용하는 ‘진공증착방식’보다 공정이 간편하고 소재가 절약돼 생산 원가를 약 30~40%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긴장하고 있다. 중국 1위 LCD 업체 BOE가 시장 진출을 선언한 가운데 중·일 연합군까지 위협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다음달 광저우 대형 OLED 패널 공장에서 양산을 본격화하는 동시에 잉크젯 기술 개발을 통해 원가를 낮추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