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의 경고, "2차대전 후 최악 불황...세계경제 -5.2% 역성장"

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6%에서 -5.2%로 낮췄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6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W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성장률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중국을 제외한 동아시아 지역의 성장률을 -1.2%로 예측하면서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를 직접 언급했다. 당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5.1%로 역대 최악이었다.

◆IMF보다 암울한 전망

WB가 2020년 6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제시한 -5.2%의 성장률은 두달 전 국제통화기금(IMF)의 어두운 예측보다 더 암울한 것이다. IMF는 2020년 4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가 -3.0% 역성장할 것으로 봤다.

두 기관은 GDP 계산 방식이 달라 발표된 숫자를 그대로 비교하긴 어렵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이날 WB 세계경제전망 발표자료에 관한 보도참고 자료에서 구매력 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IMF의 계산방식을 WB 전망에 적용할 경우 세계 경제성장률은 -4.1%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치 역시 IMF 전망치보다 낮다.

WB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세계 2차대전 이후 최악의 불황"이라고 평가했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3배 가량 가파른 경기침체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WB는 1961년부터 세계 경제성장률을 집계했는데 유일한 역성장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1.6%였다.

◆중국 제외하면 동아시아 -1.2%

이날 WB는 세계 주요국가와 대륙별 성장률 전망치만 발표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다.

한국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0.5%로 전망됐다. 대륙별로 보면 유일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1.0%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을 제외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WB는 "중국 제외시 경제성장률은 -1.2%"라며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최초의 역성장"이라고 설명했다.

주요국가 및 지역을 살펴보면 유로존의 성장률이 -9.1%로 가장 낮게 전망됐다. 관광업 타격과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의 영향으로 지난 1월 전망 대비 10.1%포인트 하락했다. 미국은 서비스업 타격과 산업생산 감소 등으로 -6.1% 역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중남미(-5.8%), 유럽·중앙아시아(-4.9%), 중동·아프리카(-4.4%), 사하라 이남(-2.8%), 남아시아(-2.7%) 등도 마이너스를 면치 못했다.

◆정부 역할 중요하지만

WB는 선진국들의 경제충격 최소화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무분별한 현금살포보다는 재정지원 대상을 좁히는 방식의 재정 활용을 추천했다. 고정소득이 없는 자영업자, 비정규직, 임시근로자에게 직접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정책을 설계해야한다는 것이다. 긴급 재난지원금을 전 국민에게 지급하는 식의 보편적 지원보다는 피해를 보는 계층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재정건전성 문제를 관리하라고도 했다. WB는 "일시적으로 완화된 건전성 규제를 정상화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개도국에는 코로나19를 기회로 삼아 비효율적인 보조금을 폐지하는 등 경제 구조개혁을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