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산업 부진 장기화하면 연체율 높아질 수 있어"
2019년말 제주 가계대출 총액 16조4천억원…5.2% 증가

제주의 가계부채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제주 가계대출 '적신호'…"경제규모 대비 가계대출 전국최고"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3일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금융기관 여·수신의 주요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말 제주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16조4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말에 비해 8천억원(5.2%)이 증가한 액수다.

제주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부동산투자가 몰리면서 2016년 38.9%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둔화해 2019년 말 수도권(6.4%)보다 낮아졌지만, 전국 평균(4.9%) 수준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29%로 전년말(0.23%) 대비 0.06%포인트 높아졌고 전국 가계대출 연체율 0.26%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체 경제규모에 비해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 최고수준이다.

2018년 제주 경제규모(GRDP)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무려 82.4%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인 57.1%보다도 25%p 가까이 높은 수준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제주에 이어 수도권이 66%, 강원도 45.7%, 경상도 44.6%, 전라도 39.3% 수준으로 나타났다.

제주의 가구당 가계대출 규모는 6천406만원으로 전국 평균 5천288만원보다 1천만원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2019년 말 기준 제주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조1천억원 수준으로 전년말 대비 2천억원(3.7%) 증가했다.

2019년 말 기준 신용대출과 주택외담보대출을 합한 기타대출의 잔액은 11조3천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6천억원(+5.8%) 증가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GRDP 대비 제주 가계대출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높은 상황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산업 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제주 지역 연체율이 한층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하며 "제주 가계대출 증가세는 둔화했지만, 높은 가계대출과 연체율 상승 속도 등을 감안할 때 금융 불안요인이 실물부분을 저해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