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V'자형 회복 될 것이라고 말하기 어려워"
일본은행 총재 "필요하면 추가 금융완화 조치 강구"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 총재는 16일 "당면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을 주시, 필요하면 주저 없이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오후 금융정책결정회의가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전했다.

일본은행은 당초 예정보다 이틀 앞당겨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목표액 확대와 기업 자금 조달 지원 등을 골자로 한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결정했다.

구로다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최근 세계 금융시장 불안과 관련, 2008년 '리먼 쇼크'와는 "성질이 다르다"면서도 "시차를 두고 세계로 (감염이) 확산하고 있다.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와 기간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이날 마이너스(-) 0.1%인 기준금리(단기금리)의 인하를 보류한 것과 관련해서는 "지금 필요한 것은 기업의 자금 조달에 관해 전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마이너스인 기준금리를 추가로 낮추는 것보다 당장은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견해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이날 대기업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기업어음(CP)과 회사채의 매입 한도를 각각 1조엔씩 늘리기로 했다.

일본은행의 CP와 회사채에 대한 기존 매입 한도는 각각 2조2천억엔, 3조2천억엔이었다.

아울러 중소기업의 자금조달 지원을 위해 일본은행은 민간 금융기관에 0% 금리로 대출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민간 금융기관에 자금을 지원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기간은 올해 9월 말까지며, 대출규모는 약 8조엔이다.

구로다 총재는 "세계 경제 전체로 보면 일정 기간 저성장이 계속될 우려가 있어 'V자형' 회복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