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출신 세계적 디자이너인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와 협업해 제작한 까사미아 디자이너스 컬렉션.
스페인 출신 세계적 디자이너인 파트리시아 우르퀴올라와 협업해 제작한 까사미아 디자이너스 컬렉션.
2년 전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까사미아가 브랜드 재정비를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섰다. 까사미아는 11일 445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해 온라인 플랫폼에 진출하고, 오프라인 점포 수를 20여 개 늘리겠다고 밝혔다. ‘프리미엄 홈퍼니싱 업체’라는 새로운 비전을 내세워 올해 매출을 35%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가구업계가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 심리까지 얼어붙은 와중에 공격적인 투자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업계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2년간 체질 개선에 주력

2018년 3월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까사미아는 2년간 회사의 브랜드와 비전을 완전히 바꿔놓는 데 집중했다. 신세계그룹에 어울리는 ‘프리미엄 홈퍼니싱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새롭게 구축하기 위해서다.

가장 먼저 매장을 과감하게 정리했다. 브랜드 이미지에 맞지 않는 20개 매장은 문을 닫았다. 대신 그룹사의 전폭적인 지지를 업고 전국 주요 신세계백화점 등에 23개의 매장을 새로 냈다.

고급 가구 시장을 겨냥하기 위해 지난해 하이엔드 가구 컬렉션 ‘라메종’도 새로 내놨다. ‘젊은 신혼부부용 가구’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소재와 가구 제작 공정을 처음부터 손봤다.

까사미아 '역발상 투자'…프리미엄 입지 다진다
2년간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는 내지 못했다. 지난해 까사미아의 매출 추정치는 약 1187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91억원(약 8%)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신 막대한 투자로 영업적자는 2018년 4억원에서 지난해 169억원으로 확대됐다.

450억원 추가 투자 나선 까사미아

실적 개선이라는 숙제를 짊어지고 있는 까사미아는 이날 대대적인 ‘깜짝 투자’ 계획을 내놨다. 올해 투자 규모는 445억원. 지난해(238억원) 투자금액의 두 배에 육박한다.

투자를 통해 까사미아는 연내 20여 개의 매장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한샘 현대리바트 등 경쟁사에 비해 아직 매장 수가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해서다. 까사미아의 가구를 한눈에 살필 수 있는 대형 복합매장도 올해 안에 2~3개 출점하기로 했다.

온라인 가구 플랫폼으로 사업 영역도 확대한다. 이르면 다음달 중 까사미아의 제품뿐 아니라 국내외 유명 가구·소품 브랜드들이 입점한 온라인 가구 플랫폼 서비스를 새롭게 내놓을 예정이다. 까사미아는 “‘인테리어 업계의 무신사’ 같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다음달 중 가개장한 뒤 7월 정식 개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이나 아파트에 가구를 납품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도 확장할 계획이다. 까사미아의 B2B용 브랜드도 따로 만들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올해 16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게 목표다. 지난해 매출보다 약 35% 증가한 수치다.

가구업계에선 이 같은 까사미아의 공격적인 투자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후방 산업인 가구산업도 맥을 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업계 1, 2위인 한샘과 현대리바트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11.7%, 8.4% 감소했다. 국내 가구 시장의 성장세에 한계가 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더구나 최근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은 상황이다. 까사미아 측은 “지난해까지는 신세계 계열사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새로 구축했다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적을 내보자는 게 내부 분위기”라며 “공격적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해 빠르게 프리미엄 홈퍼니싱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