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브라질 현장 경영 이틀째인 27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스마트폰 생산 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4년부터 명절 때마다 해외 현장을 찾아다니며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설 연휴에는 중국 시안 반도체 생산라인을, 추석 연휴에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날아가 삼성물산 리야드 지하철 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삼성 SK LG 등 한국 기업들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진출 기업들은 현지 주재원 한국 복귀, 출장 전면 금지 등에 나섰다. 항공사들은 중국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고 사태 추이를 살피고 있다. 경제계에선 중국 내 우한 폐렴 환자가 계속 증가하면 공장 가동 중단 등으로 생산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중국 주재원 복귀 시켜28일 산업계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최소한'의 인력을 제외한 대다수 주재원들을 철수시켰다. SK종합화학은 우한 주재원 10명 중 9명이 귀국한 상태다. 귀국한 주재원들은 입국 후 2주 정도 출근하지 않고 건강 상황을 점검하기로 했다. SK종합화학은 우한에서 에틸렌, 프로필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을 생산하고 있다. 현재 공장은 운영 인력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정상 가동 중이다. 구내식당 이용을 금지하는 등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사태가 안정될 때까지 회의, 단체활동은 모두 금지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우한에 주재원 4명이 있다. 한국과 중국 정부의 대응에 따라 전세기를 통한 철수 등의 조치를 할 계획이다. 춘제 연휴를 맞아 포스코 우한 공장은 가동을 멈춘 상태다. 중구 정부가 다음달 2일까지 춘제 연휴를 연장함에 따라 공장가동 시기도 늦춰진다. LG상사는 이날 중국 주재원의 가족을 국내로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오는 29일까지 중국에 체류 중인 주재원 가족을 전원 귀국시키는 내용의 지침을 전달했다. LS그룹은 중국 주재원 가족들에게 복귀를 권고한 상황이다. 에어서울 중국 운항 잠정 중단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거나 자제하는 기업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전자와 LG상사는 이날부터 임직원의 중국 출장을 금지했다. 중국을 방문한 뒤 감염 의심 증상이 있는 임직원과 가족은 회사에 즉시 보고하고 후속 조치에 따르도록 안내했다. 한화도 그룹 차원에서 당분간 중국 지역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삼성전자 등 삼성 계열사들과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은 임직원들에게 중국 출장을 자제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정보기술(IT)업체 관계자는 "외교부에서 후베이성에서 철수할 것을 권고하고 있는 만큼 우한을 포함한 지역에 출장을 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국 출장도 부득이한 경우 임원 허가를 받고 진행하도록 공지했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은 중국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에어서울은 '인천-장자제', '인천-린이' 등 중국 노선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항공사 중에서 우한이 아닌 다른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한 것은 에어서울이 처음이다. 우한 뿐 아니라 중국 노선 전체에 대한 여행객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운항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항공사들도 중국 노선의 운항 중단을 검토 중이다. 제주항공은 '부산-장자제' 노선을 오는 29일부터, '무안-장자제' 노선은 오는 30일부터 각각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이스타항공도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29일까지 청주∼장자제 운항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 21일 '인천-우한' 노선의 신규 취항을 연기한 티웨이항공도 중국 노선의 스케줄 조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삼성전자, 우한 방문자 7일간 격리삼성전자 DS(반도체·부품)부문과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오전 임직원들에게 '주의·권고 사항'을 공지했다. 우한 등 후베이성 방문자는 우한 폐렴 증상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7일 간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격리생활을 하라는 내용이다. 최근 중국에 갔다 왔으면 출근 전 회사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고 우한, 후베이성 지역에 방문하지 않았더라도 발열이나 호흡기 이상 징후가 있으면 회사에 신고 후 재택근무하는 것도 포함됐다. 삼성전자,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들은 대응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안전 조치, 임직원 대상 안내방송, 기숙사·식당 방역 강화 등에도 나서고 있다. SK그룹은 '중국 출장·여행을 다녀온 가족이 있거나 유사 증상이 있으면 2주 동안 재택근무하라'고 27일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전지역 출장 전면 금지' 조치도 함께 공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중국 출장은 우한 폐렴 사태가 마무리 된 뒤로 일정 재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사내 공지를 통해 중국을 방문한 직원들은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2주간 재택근무를 의무 시행하도록 조치했다. 매일 팀장과 전화해 건강 상태도 체크해야 한다. SK인포섹은 최근 2주 내에 중국을 방문한 임직원에 대해 2주 재택근무령을 내렸다. 현지 인력은 대부분 귀국한 상태지만, 남은 인력은 현장 출근을 자제하고 숙소에서 재택 근무한다. 현지 잔여 인력의 국내 복귀는 질병 확산 상황과 고객사 협의 등을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KT는 지난 22일 전사적으로 감염병 조기 발견과 확산 방지를 위한 예방행동수칙을 안내했다. 해외 출장이나 연수, 여행을 다녀온 임직원들은 잠복 기간을 감안해 귀국일로부터 2주간 재택 근무를 하도록 했다. 중국 방문자는 의무이고, 나머지 지역은 권장 사항이다. 28일부터는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종합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임직원 수련관 콘도 등 휴양 시설 운영을 전면 중단하고 전체 사옥에 손소독제를 구비하고 살균 소독을 진행했다. 게임과 소프트웨어(SW), 보안 업계도 비상대응에 나섰다. 넥슨은 최근 중국, 홍콩, 마카오 등을 방문한 직원 중 발열 증상 등이 있을 경우 특별 휴가를 통해 출근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했다. 의심 증상이 없어도 소속 조직장에게 해당 국가 방문 사실을 알리도록 했다. 중국 선전에 법인이 있는 한글과컴퓨터그룹은 당분간 중국 기업들과 대면하는 일정은 잡지 않고, 이메일 등을 통해 업무협의를 대체할 계획이다. 공장 가동 중단 우려 커져중국 정부가 춘제 연휴를 연장하면서 현지 공장에서 생산차질 사태가 빚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우한과 약 800km 떨어진 산시성 시안 공장에서 낸드플래시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한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 거리인 장쑤성 우시에서 메모리반도체 생산 시설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현재까지 생산 차질이 빚어지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휴 근무조가 따로 있기 때문에 생산라인을 24시간 돌리는 데 문제 없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도 "춘제 연휴와 상관 없이 24시간 교대근무하며 공장을 가동하고 있기 때문에 라인운영에 큰 문제는 없다"고 했다. 중국 내 우한 폐렴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면 한국 기업의 중국 내 생산시설도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반도체 업체 관계자는 "중국에서 근무하는 현지 직원 다수가 우한 폐렴에 노출되면 생산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는 게 어려워질 수도 있다"며 "열화상 장비 설치, 마스크 지급 등을 통해 확산을 최대한 늦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황정수/김남영/김재후 기자 hjs@hankyung.com
주력사업인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이익이 크게 줄어든 삼성전자가 올해도 5G(5세대 통신) 사업으로 돌파구를 마련한다.삼성전자는 연초 미국 5G망 전문설계 기업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5G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브라질을 찾는 등 적극적인 시장 구축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7일 브라질 아마조나스주에 있는 삼성전자 마나우스 법인을 찾아 명절에 일하는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새 스마트폰 수장에 오른 노태문 무선사업부장(사장)과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장시호 글로벌기술센터장 등이 동행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도 중남미 사업을 총괄하는 브라질 상파울루 법인을 방문한다.이 부회장이 새해 첫 출장 일정으로 브라질을 택한 건 삼성전자가 남미 5G 통신장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브라질은 오는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5G 이동통신망 구축에 나선다. 미국의 화웨이 때리기에도 최근 브라질 정부가 화웨이 장비 사용을 암시하자 5G 네트워크 장비 경쟁자인 삼성도 적극 구애하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삼성전자는 남미뿐 아니라 북미에서도 5G 시장 입지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다.삼성전자는 올 초 미 이동통신 망설계·최적화 전문기업 텔레월드 솔루션즈를 인수했다.2018년 미국 이통사 버라이즌과 계약을 맺고 5G 장비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는 북미 시장에서 5G 장비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이다.5G 사업은 이 부회장이 2년째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지난해 초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해"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5G 시장 선점을 강조한 바 있다.삼성전자가 5G 시장에 힘을 실으면서 관련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통신장비를 만드는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 매출은 2018년 첫 1조원을 넘긴 후 지난해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켓 조사에서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5G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은 화웨이가 30%로 1위, 삼성전자가 23%로 2위에 올랐다. 화웨이와의 격차를 크게 줄이며 맹추격에 나섰다.5G 스마트폰 판매량도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670만대의 5G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삼성의 글로벌 5G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53.9%에 달했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삼성전자가 올해 화면을 두 번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26일(현지시간) 해외 IT전문 매체 '트윅타운'은 삼성전자가 알파벳 Z자 형태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새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다른 매체 '렛츠고디지털'이 내놓은 예상 렌더링 이미지도 함께 공개했다. 외신과 그간 공개된 정보를 종합해보면 갤럭시Z에는 화면을 안으로 접는 인폴딩 방식과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 방식이 모두 결합된 초고난도 기술이 적용된다.갤럭시Z는 두 번 다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처럼, 완전히 펼쳤을 때는 태블릿PC처럼 큰 화면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이로써 화면이 펴지지 않았을 때 한 손으로 사용하기 어려웠던 삼성전자의 전작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의 가장 큰 단점이 갤럭시Z에서는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갤럭시Z는 공공연하게 예고됐다. 지난해 8월경 삼성전자는 Z자 형태로 화면을 접을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출원한 바 있다. 이번달 중순에는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에 이번에 공개된 랜더링 이미지와 유사하게 두 번 접히는 갤럭시Z 홍보 포스터가 유출되기도 했다.단 출시 시기는 미정이다. 갤럭시Z는 삼성전자가 다음달 11일 '갤럭시S20' 시리즈와 화면이 위·아래로 접히는 조개껍질(클램셸)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Z 플립(가칭)'을 선보이는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 때가 아닌 올해 하반기쯤 출시될 것이라고 외신은 덧붙였다.가격은 다음달 공개될 갤럭시Z 플립의 가격이 100만원대 중후반대로 책정되며 전작 갤럭시 폴드(출고가 239만8000원)보다 대폭 싸지는 만큼, 갤럭시Z도 갤럭시폴드만큼의 고가는 아닐 것으로 예측된다.아직까지 갤럭시Z처럼 두 번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이 실제로 시장에 출시된 경우는 없다. 지난해 샤오미는 '듀얼 플렉스(Dual Flex)'라는 두 번 접히는 폴더블폰 작동 영상을 공개했다. 지난해 10월 최근 스마트폰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중국 TV 제조업체 TCL이 두 번 접을 수 있는 폴더블폰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지만 아직까지 공식 제품이 나온 적은 없다.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