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美 브루킹스硏 '타이거지수'
8월 0.44…3년來 최저로 급락
세계 경제 '동반 스태그네이션' 우려 커졌다

세계 경제가 동반 스태그네이션(stagnation)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스태그네이션은 연간 경제성장률이 2~3% 이하에 머무는 장기적 경기 침체를 의미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분석·발표하는 글로벌 경제회복지수(타이거지수)가 지난 8월 기준 0.4428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2016년 5월 -0.2692를 기록한 이후 3년여 만의 최저치다. 최근 고점인 11.9570(2018년 1월)보다 크게 악화된 수치다.

타이거지수는 금융지수, 실물경제지수, 투자자신뢰지수 등을 과거 평균과 비교해 산출한다. 기준점인 0보다 크면 경기 회복을, 0 미만이면 경기 침체를 뜻한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 지수가 당장은 0을 웃돌고 있지만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에스워 프래서드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지속적인 무역 긴장과 지정학적 위험, 통화 정책의 제한된 효과 등으로 투자와 생산이 위축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각국 정부가 제때 구조 개혁에 나서지 못하고 신속히 재정 정책을 취하지 않으면 글로벌 스태그네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금융·실물·심리 동반 위축
세계경제 고점 2년도 안돼 '침체 경보'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공동으로 발표하는 글로벌 경제회복지수(타이거지수)는 미국 월가 등에서 주목하는 경제지표 중 하나다. 금융지수, 실물지수, 투자자 신뢰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다루기 때문이다.

글로벌 타이거지수 고점은 작년 1월이었다. 당시 수치는 11.9570이다. 이 수치는 지난 8월 0.4428까지 하락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이 같은 하락세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과 상당한 연관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초 중국, 유럽연합(EU) 등이 미국에서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한다며 관세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선포했다. 특히 이후 중국에 대해선 대규모 관세를 물리고 수출입 규제를 강화하는 등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다.

국가별 또는 지역별로는 경기 둔화 양상이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수치가 가장 나쁜 국가 중 하나다. 한국의 8월 수치는 -7.5127로 기준점인 0을 크게 밑돌았다. 이 수치가 0을 밑돌면 경기 침체에 진입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다. 8월 수치가 5.1008이었다. 성장률이 여전히 2%를 웃돌고 실업률도 3.5%로 50년 만에 가장 좋은 수준이란 점이 타이거지수에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3.0296)과 일본(4.2976)도 당장 침체로 진입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브루킹스연구소의 진단이다.

하지만 독일 등 일부 유럽국가의 상황은 심각하다. 독일은 이 수치가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이를 가공해 미국으로 다시 수출하는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된 여파다. 독일은 지난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8.5로 추락해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졌다. PMI는 기업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경기 전망을 조사해 발표하는 경기동향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을, 50을 밑돌면 경기 수축을 뜻한다.

또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의 지난달 제조업 PMI 역시 45.6으로 6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로존의 서비스업 PMI는 52.0으로 전달(53.5)보다 하락해 제조업 경기 둔화가 서비스업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주요 경제기관들도 잇따라 글로벌 경기 침체를 경고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DC에서 14~20일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례총회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지난주 “세계 90%에 이르는 국가의 성장세가 둔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도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이 지난 6월 전망한 2.6%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성장률 전망치를 더 낮출 뜻을 내비친 것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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