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소기업인 헬리녹스(사장 라영환)의 의자들이 세계적인 관광명소인 루브르박물관의 앞뜰을 뒤덮었다. 파리 루브르박물관의 유리피라미드 설치 30주년 기념행사에 헬리녹스의 의자 1000개가 설치된 것이다. 이 회사의 초경량의자는 가볍고 견고한데다 디자인감각도 있어 선진국에서 명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제품이다.
19일 헬리녹스 관계자는 “19일부터 시작돼 26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행사는 박물관 야외에서 자유롭게 음식을 먹으며 영화도 보는 이벤트인데 참가자를 위해 우리 회사의 ‘체어원 라지’ 의자가 설치됐다”고 밝혔다. 체어원 라지(사진)는 기존 체어원보다 폭이 5㎝정도 큰 의자로 무게 990g에 몸무게 145㎏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설계됐다. 항공기 소재에 버금갈 정도로 경량화된 특수 폴을 사용한게 특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프랑스의 유명한 패션스토어 꼴레뜨 운영자가 이 행사의 주최측과 연결해줘 의자를 설치하게 됐다”며 “행사장소가 야외인데다 혹시 모를 소나기에 대비해 메쉬제품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의자는 행사후 전세계로 보내져 판매될 예정이다.
인천 가좌동에 본사를 둔 헬리녹스는 텐트와 아웃도어용 경량의자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2013년 설립됐고 종업원은 48명이다. 이 회사의 아웃도어제품은 유럽 일본 미국 등 2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미국의 최대 아웃도어용품 유통체인인 REI,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일본 몽벨 매장 등에서 팔리고 있다.
헬리녹스(회장 라제건·사장 라영환)는 텐트와 아웃도어용 경량의자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인천 가좌동에 본사가 있는 이 회사는 서울 한남동에 매장을 열었다. 가격경쟁력에만 의존하던 텐트 업체들은 2000년 전후 상당수 사라졌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을 생산기지로 둔 저가제품에 밀려나 서서히 자취를 감췄다.헬리녹스는 다르다. 이 회사의 무대는 유럽 일본 미국 등이다. 글로벌시장에서 헬리녹스는 명품 대접을 받는다. 미국의 최대 아웃도어용품 유통체인인 REI,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 일본 몽벨 매장 등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제품을 판매하겠다면서 해외 아웃도어용품 업체들의 상담이 줄을 잇고 있을 정도다.매년 10% 성장하고 있는 비결은이 회사의 지난 회계연도(작년 6월 말 결산기준) 매출은 280억원. 이 중 수출로 벌어들인 게 80%가 넘는다. 2013년 창업 이후 매년 매출이 10% 성장하고 있다.지속 성장의 비결은 뭘까. 가격이 아닌, 제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텐트와 아웃도어용 소품의 핵심 소재는 폴이다. 이 회사는 일반 금속제품 대신 혁신적인 제품을 사용한다. 헬리녹스의 관계사이자 라제건 회장이 설립한 동아알루미늄의 제품을 쓴다. 수백 번의 테스트 끝에 개발된 알루미늄합금폴(TH72M)은 항공기 소재에 버금갈 정도로 가볍고 단단하다. 무겁고 중후한 텐트가 가볍고 견고한 텐트로 탈바꿈하게 됐다. 이 폴을 사용한 경량의자는 무게가 870g에 불과하지만 지탱할 수 있는 무게는 145㎏에 이른다.디자인에도 세심한 공을 들였다. 이 회사가 일본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정판으로 제작한 경량의자는 판매가 20만원이다. 고가에도 순식간에 완판돼 일본옥션에서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이 회사의 핵심 역량은 ‘5년 앞을 내다보는 연구개발’과 ‘세계시장의 흐름을 간파한 안목’으로 요약된다. 라 회장은 “좌식문화가 입식문화로 바뀜에 따라 대형 텐트와 아웃도어용 초경량의자 테이블 및 침대를 속속 선보였다”며 “텐트 안에서 서서 움직이고 의자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터널형 텐트도 개발 중이다. 기존의 터널텐트는 자립이 불가능해 터널의 양쪽 끝을 질긴 끈으로 연장해 바닥에 고정해야만 했다. 하지만 이 제품은 기존 폴대만으로 텐트를 견고하게 세울 수 있도록 설계했다.글로벌 명품회사도 제품 의뢰이 회사는 최근 세계적인 명품 패션업체로부터 새로운 텐트를 제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수출 조건을 놓고 막바지 협의 중이다.라 회장은 “비밀유지조항 때문에 업체명을 밝힐 순 없지만 세계적인 명품업체”라며 “프레임과 패턴은 우리가 맡고 해당 명품업체는 천의 선택과 디자인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협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헬리녹스는 동아알루미늄과의 협업을 통해 프레임,패턴, 디자인 등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일관생산 시스템을 갖췄다. 동아알루미늄은 아웃도어용품을 테스트할 수 있는 풍동시험장을 구비하고 있다. 최대 시속 170㎞의 강력한 태풍급 바람을 일으키는 장치다.시장의 트렌드를 읽는 라 회장의 안목은 헬리녹스의 가장 큰 자산이다. 30년 넘게 이 분야에 종사해온 라 회장은 미국 일본 유럽의 소비자 취향이 어떤지, 각국의 텐트업체가 어떤 제품 개발에 나서는지 꿰고 있다고 한다. 남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제품을 한 걸음 앞서 내놓는 것도 항상 소비자와 시장 트렌드 변화를 놓치지 않아서 가능하다. 라 회장은 “사양산업과 첨단산업의 구분은 명확한 게 아니다”며 “시장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고 혁신을 입히면 어떤 분야에서든지 히트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오래 숙성시켜야 장맛이 좋듯 조급하게 승부를 걸 생각을 하지 말고 인내심을 갖고 한 분야에 정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프랑스 정부가 8일 대규모 ‘노란 조끼’ 시위가 예고됨에 따라 에펠탑 등 주요 관광지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루브르박물관을 포함한 파리 시내 주요 미술관 12곳도 주말 시위를 고려해 휴관하기로 했다.AFP통신은 프랑스 정부는 노란 조끼 시위가 격화할 것을 우려해 지난주보다 더 많은 경찰력을 투입하고 장갑차까지 동원해 막기로 했다고 6일(현지시간) 전했다. 경찰은 파리 시내 주요 상점과 음식점에 집회 당일 영업중단도 요청했다.이에 따라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은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휴장을 알렸고, 파리 시내에서 열릴 예정이던 문화공연과 프로축구 등 스포츠 경기도 모두 연기된 것으로 전해졌다.에두아르 필리프 프랑스 총리는 방송 담화를 통해 집회가 폭력사태로 비화할 것을 대비해 파리 시내에만 경찰병력 8000여 명과 장갑차 12대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리 도심에 장갑차가 동원되는 것은 2005년 발생한 이민자 소요사태 이후 처음이다.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
미국 아웃도어업계 거물 인사들이 국내 중소기업 제품의 현지 시장 개척에 팔을 걷고 나섰다. 헬리녹스는 세계 최대 아웃도어용품 시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현지법인(헬리녹스USA)을 설립하고 샐리 맥코이 회장, 테드 가니오 사장, 아줄 쿠젠 마케팅담당 임원, 트루디 허튼 영업담당 임원 등을 영입했다고 22일 밝혔다.이들은 평균 30년 동안 미국 내 아웃도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낸 베테랑이다. 맥코이 회장은 노스페이스 부사장과 텐트업체인 시에라디자인, 아웃도어용 백팩업체인 카멜백의 최고경영자를 지냈다. 노스페이스에서는 생산·영업·마케팅을 담당했고, 카멜백의 최고경영자 시절엔 기업가치를 5배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엔지니어 출신인 가니오 사장은 시에라디자인에서 일했다. 허튼 임원도 맥코이 회장과 오랜 기간 함께 일해온 전문가다. 이들이 헬리녹스에 합류한 것은 한국과의 오랜 인연 및 헬리녹스 제품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맥코이 회장은 라제건 회장(라영환 헬리녹스 대표의 부친·63)과 20여 년간 인연을 이어왔다. 가니오 사장도 시에라디자인에서 일하며 라제건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이들이 한국업체에 합류하자 현지에서 화제가 돼 미국 신문 몇 곳에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이날 업무 협의차 회사를 찾은 맥코이 회장은 “사람 중심의 경영과 원칙을 중요시하는 점에서 헬리녹스와 신뢰가 쌓였다”며 “헬리녹스 제품은 혁신적이어서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하면서도 운반하기 쉬운 제품이라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에 어울리는 데다 수요처가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헬리녹스는 지난 30년간 세계 고급 텐트폴 시장을 선도해 온 동아알루미늄(대표 라제건)에서 2013년 독립한 업체다. 아웃도어체어인 ‘체어원’을 내놓는 등 히트상품을 제작해 지난 회계연도(2016년 7월~2017년 6월)에 25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수출 비중은 80%가 넘는다. 이들 제품은 가벼우면서도 견고하고 간편하게 조립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국내외에서 이들 제품에 대한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다. 헬리녹스가 한정판으로 일본 디자이너와 협업한 야외용 탁자는 개당 20만원대에 출시되자마자 단시간에 품절된 뒤 일본 옥션에서 개당 1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라영환 대표는 “맥코이 회장과 함께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온 전문가들은 헬리녹스가 미주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서 성장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헬리녹스의 강점은 초경량 고강도 알루미늄 폴의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동아알루미늄과의 협업”이라며 “앞으로도 혁신적인 신제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