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격 70% 유지되는 볼보 CX90
자연스러운 반자율주행 기능 '압권'
가격 비싸지만 안전은 보장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 모습.

볼보의 플래그십 SUV XC90 모습.

중고차는 신차 대비 가격이 대폭 낮아지기 마련이다. 수입차의 경우 그 차이는 더욱 심하다. 3년 정도 지난 중고 수입차 가격은 구매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통념을 깨뜨리는 차가 있다. 볼보 XC90이다. 14일 SK엔카닷컴에 따르면 볼보 XC90은 3년이 지나도 70%대 잔가율(신차 대비 중고차 가격 비율)을 기록하며 대형 SUV 가운데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가장 높은 잔존가치를 유지했다. 신차 구매에도 수 개월이 걸리고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치를 인정받는 볼보 XC90 T8 PHEV를 직접 몰아봤다.

◇육중한 덩치, 의외의 민첩성

플래그십 SUV답게 주차장을 꽉 채운 볼보 XC90의 첫인상은 한없이 육중하게 느껴졌다. 시동을 걸고 주차장을 빠져나오면서도 옆 차를 긁지 않을까 잔뜩 신경을 곤두세워야 했다.

차를 몰기 전까지는 육중한 덩치에 매우 무겁고 둔할 것이라고 여겨졌지만, 이러한 편견은 지하 3층에서 지상으로 나오는 동안 사라졌다. XC90 T8의 공차 중량은 약 2.6t에 달할 정도로 무겁지만, 전기모터와 엔진이 최대 405마력의 출력으로 뒷받침하기에 답답하거나 둔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고 운전할 수 있었다. 연비 역시 꽉 막힌 도로에서도 10.0㎞/ℓ 수준을 유지해 무게 대비 양호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서울 도심을 빠져나와 자동차 전용도로에 오른 뒤로는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치고 나가고 필요할 때 칼같이 감속하는 민첩성도 보여줬다. 급제동을 하는 경우에도 에어 서스펜션이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해줬다. 다만 큰 덩치 탓에 차로 중앙을 제대로 유지하고 있는지는 계속 신경쓰였다.
볼보 XC90 인테리어 모습.

볼보 XC90 인테리어 모습.

◇운전에 방해되지 않는 주행보조시스템…"작동하고 있었네"

XC90은 주행보조시스템이 탑재된 일반적인 차량들과 달리 아무런 압력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핸들링이 자연스러웠다. 운전을 하며 주행보조시스템 작동 여부를 반신반의하며 차로 유지에 신경을 써야 했을 정도였다.

XC90 전 트림에는 시티 세이프티,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차선 유지 보조(LKA), 파일럿 어시스트II 등 볼보의 첨단 지능형 안전 시스템 ‘인텔리세이프’가 기본 적용됐다.

주행보조시스템이 탑재된 일반적인 차량들은 차량이 차선을 읽고 차로 중앙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운전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핸들이 미세하게 움직여 어떤 경우에는 운전에 방해가 된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가령 차로 왼쪽으로 약간 붙어 운전하는 사람의 경우 핸들이 왼쪽으로 돌아가지 않거나 매우 무겁게 돌아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갑자기 오른쪽으로 핸들이 꿈틀 움직이기도 한다. 운전자의 스타일보다 차량 시스템이 우선된 탓이다.

XC90은 주행보조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고 인식될 정도로 아무런 압력이 느껴지지 않았다. 코너에서 옆 차선을 살짝 밟을 정도로 차로 중앙을 이탈하자 핸들에서 압력을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치우쳐도 차선을 밟는 큰 차를 능숙하게 잘 운전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는 사이 시스템에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다. 차를 몰고 30분 가량이 지나서야 긴장을 풀 수 있었다.
볼보 XC90 2열은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상시킨다. 1열 머리 받침 뒷면에 모니터를 장착하면 그 느낌은 더욱 커진다.

볼보 XC90 2열은 항공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연상시킨다. 1열 머리 받침 뒷면에 모니터를 장착하면 그 느낌은 더욱 커진다.

◇"가격 비싸지만 안전은 보장"

긴장이 풀리자 실내가 눈에 들어왔다. 실내 공간의 완성도는 매우 높았다. 나파 가죽 시트는 몸을 감싸듯 잡아줬고 천연 우드 트림은 차분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XC90에 탑재된 바워스&윌킨스 하이엔드 스피커는 나무랄 데 없는 음향을 들려줬다. 미처 보지 못했던 뒷좌석은 호화롭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였다. 국내 수입되는 XC90은 모두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된다.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볼보 XC90 T8 PHEV 판매가격은 1억3780만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고장이 났을 경우 수리가 오래 걸리는 점도 소비자 원성이 높은 부분이다. 다만 국내 가격은 유럽 대비 최대 2000만원 낮게 책정됐다. 스웨덴에서는 더 비싸게 팔리고 있는 것이다. 업계 최고 수준인 5년·10만㎞의 워런티(보증)·메인티넌스(차량정비)도 제공한다.

그러나 이 같은 단점을 넘어서는 장점이 있다. 영국 대첨리서치는 볼보 XC90 첫 모델이 판매된 후 16년간 영국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승객이 한 명도 없었던 것으로 집계했다. 국내에서도 버스나 덤프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겪고도 승객룸을 멀쩡하게 유지한 볼보 차량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가족을 잃는 슬픔을 생각한다면 XC90은 분명히 장점이 더 크게 와닿는 차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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