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주요 기관이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수출과 민간소비 부진이 심화되다 보니 전망치가 새로 발표될 때마다 떨어지는 양상이다.

국내외 기관, 일제히 성장률 하향
아시아개발은행(ADB)은 3일 발표한 ‘2019년 아시아 역내 경제전망’에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5%로 제시했다. 지난해 12월 내놓은 2019년 전망치(2.6%)보다 0.1%포인트 낮아졌다. ADB는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주요국의 성장세 둔화와 무역 긴장 확대로 성장률 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됐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2.5%에서 2.4%로 내렸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이날 ‘2019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10월 내놓은 2019년 성장률 예상치(2.7%)보다 0.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예산정책처의 전망치는 정부(2.6~2.7%), 한국은행(2.6%), 국제통화기금(IMF·2.6%), 경제협력개발기구(OECD·2.6%)보다 낮다. 민간 연구소인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과 같은 수준이다. OECD는 지난달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0.2%포인트 내렸고, 무디스는 2.3%에서 2.1%로 낮췄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지난해 말부터 세계 경기 성장세가 둔화세를 보이는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예상보다 악화했다”며 “무역분쟁 때문에 우리나라 내수와 수출이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예산정책처가 정부와 한은보다 낮은 수치를 내놓은 것은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더 둔화될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상품 수출이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10월 전망 때는 올해 수출이 2.4%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에 마이너스로 수정했다. 한은이 올해 수출이 3.1% 증가할 것으로 내다본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다. 예산정책처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치도 2.7%에서 2.6%로 낮췄다.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2.3%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건설투자는 전년 대비 3.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