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평택항 부두에서 수출을 위해 배에 실리고 있는 기아자동차 차량들. 기아자동차 제공
경기 평택항 부두에서 수출을 위해 배에 실리고 있는 기아자동차 차량들. 기아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2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수석부회장 주재로 해외법인장 회의를 열어 SUV 라인업 확대, 판매 최우선 지원 체제 구축 등을 통해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한다는 올해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도전 2019 다시 뛰는 기업들] 현대자동차, SUV 라인업 확대…美·中 시장 명예회복 '시동'
현대차그룹은 올해 역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녹록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작년 예상치(9244만 대)보다 0.1% 늘어난 9249만 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미국 시장이 작년보다 1.4% 줄어든 1700만 대 규모에 머물고 유럽 시장 역시 0.2% 감소한 1780만 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시장은 지난해 수요가 4.1% 감소한 기저효과로 0.2% 늘지만, 예년보다 줄어든 2320만 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시장은 올해보다 1.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별소비세 인하 연장에도 불구하고 내수 경기 부진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될 것이란 예상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화두로 ‘수익성 확보’를 앞세웠다. 무리한 판매 계획을 세우고 물량을 밀어내기보다는 내실 있는 생산·판매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취지다. 해외 시장에서 △판매 실적 및 수익성 회복 △조직 혁신 및 민첩성 제고 △미래 사업 실행력 강화 등에 대한 기본 방향도 제시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미국과 중국 등 핵심 시장 중심으로 판매 및 수익성을 확대해 내년을 ‘V자 회복’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 변화 대응 및 전략 실행력 강화를 위해 조직 기능을 효율화하고, 의사결정 체계를 지속적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는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먼저 ‘명예 회복’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과 중국 시장에서 승부를 보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 전체에서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미국 시장에서 SUV 라인업을 대폭 늘린다는 전략이다. 올초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기아차 텔룰라이드를 출시해 미국 대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낸다.

중국에선 현지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인 바이두 등과 협업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신차들을 앞세우기로 했다. 현대차는 ix25와 싼타페 쏘나타, 기아차는 K3 KX3 등 중국 전략 차종들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아반떼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코나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판매도 본격화한다.

인도 등 신흥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낸다. 기아차는 올 하반기 연 30만 대 규모의 인도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동남아시아에선 반조립제품(CKD) 생산 및 판매량을 늘리기로 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