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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장회사인 우리회사를 팔면 얼마나 받겠어?

기업 가치평가에 대한 강의를 할 때 필자는 “자녀분이 교제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가장 궁금한 것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가장 먼저 한다. 그러면 이 질문에 대한 반응은 많은 경우에 대동소이하다. “느그 아부지 뭐 하시노?”가 압도적인 1위가 아닐까 한다. 비슷하고 조금 덜 노골적인 질문으로 “걔는 어디 사니?”라는 질문도 있지만 첫 번째 질문과의 차이는 압도적이다. 또 거의 빠지지 않는 질문이 “걔 직업이 뭐니?”다.

갑자기 웬 낯뜨거운 이야기인가 하겠지만, 가치평가에 대해 이것만큼 잘 설명하고 있는 질문은 없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첫 번째 질문은 사위 혹은 며느리가 될 수 있는 사람의 순자산을 대충 파악하고 싶다는 뜻이고, 두 번째 질문은 소득을 대충 가늠해 보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워런 버핏이 가장 선호한다고 알려졌던 절대가치법(기업이 창출하는 순현금흐름의 현재가치할인법)은 이론적으로는 기업 가치를 가늠하는 완벽한 방법이다. 즉, 1년 뒤 10억원, 2년 뒤 11억원 등 투자 기간 동안 벌어들일 현금흐름을 추정하고, 이를 합리적인 할인율로 현재가치화한 가치를 해당 기업의 가치로 추정하는 방법이다. 다만 절대가치법은 지나치게 많은 가정을 필요로 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어 현실적으로는 많이 쓰이지 않는다.

따라서 실제로 기업 가치 평가는 기업의 순자산가치와 수익에 의한 상대가치 평가가 주된 축을 이루고 있다. 개인사업자 혹은 부동산의 경우에는 순자산가치에 의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기업 가치는 상대적으로 수익가치에 의한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순자산가치란 기업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차감한 자본의 가치다. 예를 들어 현금, 채권, 재고, 부동산 등 기업의 총자산이 50억원이고, 은행 차입금, 영업 부채 등의 총부채가 20억원이라면 순자산가치는 30억원이다. 주당순자산가치(BPS),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의 용어가 이와 관련돼 있다.

수익가치와 관련해서는 무엇을 기준으로 하느냐에 따라 일부 상이하지만, 당기순이익의 몇 배를 기업 가치로 볼 것인가를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주당순이익(EPS) 등의 개념을 가장 흔하게 사용한다. 예컨대 회사의 추정 당기순이익이 20억원, PER이 10인 경우 기업 가치는 200억원이 된다. 이 같은 논리를 배경으로 하여 PER이 20인 주식과 PER이 10인 주식 중에서 저PER인 기업의 주식이 저평가돼 있는 바, 투자에 있어서 매력적이라고 평가하게 되는 것이다.

당기순이익 대신 EBITDA(법인세·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기업 가치 산정의 변수로 하기도 한다. 또한 산업 내에서만 지분이전 및 참여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매출의 일정 비율을 기업 가치로 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는 벤처기업 등 순이익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거나, 매출이 매우 작은 경우엔 비슷한 기술 및 사업성을 보유한 기업과 직접적인 비교를 통해 가치를 산정하기도 한다.

현실적인 인수합병(M&A) 등에서는 이런 여러 가지 방법을 적용해 기업 가치의 범위를 도출한 뒤 매수자(투자자)와 매도자(피투자자)의 협상에 의해서 결정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다. 전통적으로 M&A시장이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달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는 1세대 창업주들의 은퇴와 더불어 가업 승계뿐만 아니라, 기업 이전을 위한 적정 가치 평가 이슈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공신력 있는 적정 가치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비상장기업의 매도자 혹은 3자의 투자를 받으려는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가치평가 방법, 해당 방법의 특징 및 우리 회사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정무진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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