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코발트의 윤리적 수급에 공을 들이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원료 중 하나인 코발트는 주요 산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불거진 각종 인권 문제로 국제 비정부기구(NGO)들이 유통 과정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 회사들은 협력사에 인권 침해 문제에 얽힌 원료를 구입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코발트 교역에서 발생하는 아동 착취 등 인권 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공급 업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이 코발트 수급에서의 윤리 문제를 보고서에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사 관계자는 “코발트 광산에서 각종 인권 문제가 없었음을 증명하는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며 “호주 업체와의 계약 등을 통해 리스크 발생을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보고서에서 코발트를 분쟁 광물에 준하는 관리 물질로 지정하고, 인권 유린 등 비윤리적인 방법으로 취득한 원자재의 사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올해 보고서에서는 코발트 관련 이슈를 본격적으로 언급하며 윤리 경영을 강화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 4월 콩고민주공화국 내 소규모 광산에서의 아동 노동 실태를 점검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배터리 업계 최초로 코발트 공급망에 대한 경과보고서를 발표했다. 올해는 자사 제품에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은 코발트의 원산지와 제련소 명단을 지속가능성보고서에 포함했다. 삼성SDI 제품에 들어가는 코발트 원산지는 호주와 콩고민주공화국을 비롯해 뉴칼레도니아, 러시아, 핀란드 등이다.

코발트 국제 가격은 2016년 2분기 t당 2만3500달러(약 2600만원)에서 올 2분기 8만7000달러까지 치솟았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