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롯데액셀러레이터 데모데이’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오른쪽 첫 번째)가 스타트업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지난해 12월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롯데액셀러레이터 데모데이’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오른쪽 첫 번째)가 스타트업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롯데그룹 제공
롯데, 중소 파트너사 국내외 판로 개척 지원
롯데는 중소 파트너사와의 상생프로그램의 하나로 7520억원 규모 상생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롯데 상생펀드는 롯데 출연금의 이자를 활용해 파트너사 대출 이자를 감면해주는 제도다. 지난해 기준 720여 개 파트너사가 자금을 운영 중이다. 롯데백화점, 롯데건설, 롯데케미칼, 롯데홈쇼핑, 롯데제과 등과 거래하는 중소기업이 추천을 받아 은행 대출을 하면 기준금리에서 1.1~1.3%포인트의 대출금리를 우대해준다. 2010년 기업은행과 손잡고 최초로 조성했다. 향후 제휴 은행을 확대해 파트너사들의 선택권을 넓힐 계획이다.

롯데는 강점인 유통망을 활용해 중소 파트너사들의 판로 확보에 도움을 주고 경영 지원과 관련 컨설팅을 제공한다. 해외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업체들을 위해 백화점, 마트, 홈쇼핑 등 롯데의 해외 유통망을 통해 판로 개척에 도움도 준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성장 및 청년 일자리 창출, 창조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스타트업 지원 사업도 나섰다. 2016년 2월 창업보육기업인 ‘롯데액셀러레이터’를 설립하고 스타트업 모집, 인프라 제공 및 육성 등 다양한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롯데액셀러레이터의 법인 설립 자본금 150억원 중 신동빈 회장이 50억원을 사재 출연했다. 나머지 100억원은 롯데쇼핑 등 4개 계열사가 분담했다. 이사회 의장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맡고 있다. 롯데는 선발된 업체에 초기자금 및 각종 인프라, 멘토링을 제공하는 등 전방위적 지원을 하며 다양한 분야의 우수 스타트업 200개를 배출해낸다는 계획이다.

‘엘캠프(L-Camp)’는 선정된 스타트업을 초기 벤처기업으로 종합 육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6개월간 창업지원금을 비롯해 사무공간, 전문가 자문, 계열사와의 제휴 주선 등을 지원한다. 3기까지 총 42개 스타트업이 엘캠프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았다. 현재 4기를 진행하고 있다.

엘캠프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은 롯데그룹 계열사들과 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유통·서비스·관광·케미컬·금융 등 다양한 분야의 현장에서 사업 성공 가능성을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사업력을 인정받으면 관련 계열사의 후속 투자를 받기도 쉽다. 3기까지 총 42개 스타트업 중 3분의 1 이상 업체가 롯데 계열사와 협업했거나 협업 중이다.

엘캠프 2기 ‘모비두’는 롯데멤버스 엘페이(L.pay)에 음파 결제 시스템을 적용해 롯데슈퍼에 도입했다. 모비두는 사람 귀에 들리지 않는 ‘비가청 음파’ 전송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인증, 결제 솔루션을 개발한 업체다. 롯데멤버스는 모비두가 가진 음파기술의 편의성 등을 높게 평가해 지난해 7월 7억원을 추가로 투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