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개혁론자'도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신중해야"
국민연금이 오는 7월께 도입하려는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내부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기금운용위 멤버이면서 ‘재벌 개혁론자’로 알려진 최정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사진)도 우려를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기금운용위는 지난 27일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위한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받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국민연금이 주주로 있는 기업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는 지침으로, 이르면 7월 도입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선 코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상당수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계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만큼 기업 목소리를 더 들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달 KDI 원장에 선임돼 기금운용위에 참석한 최 원장이 이런 의견을 강하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원장은 평소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필요성을 역설해 ‘재벌개혁 강경론자’로 분류된다. 정부 관계자는 “최 원장이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 참석자들이 다소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국민연금이 지배구조부터 개선한 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고 한다. 정부와 정치권에 휘둘릴 가능성이 있는 지배구조를 고쳐야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더라도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