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투성이 온라인서 18년째 흑자 낸 오케이몰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은 연 78조원(작년 기준) 규모다. 연평균 20% 성장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다. 하지만 ‘과실’을 따먹는 기업을 찾기 어렵다. 너도나도 뛰어들어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어서다. G마켓 옥션 등을 운영하는 외국계 업체 이베이코리아를 제외하면 모두 적자를 내고 있다.

오케이몰은 ‘정글’에 비유되는 온라인 시장에서 18년 동안 흑자를 내고 있는 종합쇼핑몰이다. 지난해엔 매출 1114억원에 영업이익 72억원을 기록했다. 2010년 이후 연평균 11%의 영업이익률을 냈다.

오케이몰은 상품을 다 팔지 못하면 재고를 떠안을 리스크가 커 유통업체들이 꺼리는 직매입 방식을 고수한다. 또 ‘할인쿠폰’ 경쟁 대신 국내에서 가장 싼 가격을 구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데 집중했다. 최저가로 팔면서도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모든 상품 직접 구매해 판매

온라인쇼핑몰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판매중개(오픈마켓)와 직접 물건을 산 뒤 파는 직매입이다. G마켓 옥션 11번가 티몬 등 대부분 업체가 판매중개를 위주로 한다. 직매입은 마진율이 높지만 재고를 떠안으면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어서다.

오케이몰은 상품을 100% 직매입한다. 10만여 가지 상품을 자체 MD(상품기획자)가 직접 소싱하고 경기 군포의 자체 물류창고에 보관했다가 판다. 장성덕 오케이몰 대표(사진)는 “직매입은 제대로 회전되기만 하면 마진도 높고 당일발송 묶음배송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며 “팔릴 상품을 소싱하는 능력을 갖춘 MD를 키우고, 자동화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집중해왔다”고 말했다.

오케이몰은 자체 개발한 재고관리시스템을 통해 제품의 위치, 흐름, 재고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직매입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여러 차례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했다. 안 팔리는 제품은 팔릴 때까지 가격이 조정된다. 장 대표는 “일부 시스템은 18년간 셀 수 없을 정도로 수정을 거쳤다”며 “주문부터 포장까지 단 20분 만에 이뤄질 정도로 시스템이 자동화돼 있어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런 자동화 덕분에 오후 6시30분까지만 주문하면 당일 발송이 가능하다. 여기에 ‘묶음배송’ ‘맞교환’ 등 오픈마켓이 제공할 수 없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적자투성이 온라인서 18년째 흑자 낸 오케이몰
◆가격 낮추는 데만 집중

국내 온라인쇼핑 업체들은 고객을 뺏기 위해 할인쿠폰, 적립금 등을 남발한다. 오케이몰은 출혈 마케팅을 하지 않는다. 그래도 소비자들이 찾아오는 것은 최저가 원칙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상품은 1시간마다 국내 최대 가격비교사이트에서 검색된 최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책정된다. 소비자가 하루 안에 더 싼 곳을 발견하면 차액의 1.1~1.2배를 보상해준다.

장 대표는 “MD 사관학교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MD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며 “할인쿠폰은 당장은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지만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2000년 아웃도어 전문쇼핑몰 오케이아웃도어닷컴으로 시작한 오케이몰은 2014년 사명을 바꾸고 종합쇼핑몰로 전환했다. 아웃도어를 중심으로 스포츠레저, 패션 카테고리 등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장 대표는 “포장 배송 재고관리 등 전 과정에 걸친 물류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취급물량이 늘어날수록 이익률이 높아지는 구조”라며 “수많은 투자자가 러브콜을 보내왔지만 한 푼의 외부 투자도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케이몰이 올 들어 홈페이지에 일 단위로 회사 매출을 공개하는 것도 이런 자신감의 표현이다.

오케이몰은 2020년 연매출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