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슘과 단백질을 보강한 미역국, 염도가 낮고 자극적이지 않은 고추장 삼겹살. 다음달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선수와 운영진 등에게 제공될 한식 메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국내 식품회사들이 컨디션 조절에 최적화된 ‘업그레이드 한식’과 자사 브랜드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세계적인 겨울 스포츠행사인 만큼 브랜드 홍보뿐 아니라 K푸드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세계푸드(평창 선수촌)
신세계푸드(평창 선수촌)
◆비건·할랄 인증받고, 현장에서 조리

4년간의 준비를 거쳐 금메달에 도전하는 선수에게 체력 관리만큼 중요한 게 음식이다. 선수들 식사를 책임지는 신세계푸드와 현대그린푸드는 컨디션 관리에 도움이 되면서도 배탈 등의 위험이 적은 저자극성 음식 등으로 식단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평창 선수촌, 알펜시아 스포츠파크, 국제방송센터(IBC)에서 선수단과 운영인력 등 1만여 명의 식사를 책임진다. 자체 연구소인 올반LAB에서 지난 1년간 경기력 극대화와 국가별 선수의 입맛을 고려한 메뉴 및 조리법을 개발했다.

외국 선수에게는 주식이라 할 수 있는 빵 개발에도 공을 들였다. 평창선수촌에 베이킹센터를 갖추고 갓 구운 신선한 빵을 제공할 계획이다. 채식주의자를 위해 영국채식협회에서 비건(동물성 식재료를 배제한 완전 채식) 인증을 받은 빵을 공급하고, 무슬림 선수들을 위해 할랄인증을 받은 ‘할랄존’도 운영한다. 한식을 알리고 강원 지역과 상생한다는 차원에서 ‘시래기 도루묵탕’을 개발해 메뉴에 채택하기도 했다.

강릉 선수촌(스케이트, 하키, 컬링 등)과 미디어촌 등의 6개 식당에서 1만3700여 명의 식사를 책임지는 현대그린푸드 역시 영양학적인 요소를 가장 많이 고려했다. 스포츠 전문영양사 및 의료 전문영양사를 투입해 스포츠 역량 발휘에 초점을 맞춘 선수식을 준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선수들이 한국 고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도록 반조리 식품보다 현장조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평창과 강릉 선수촌 메뉴는 특급호텔 수준으로 마련됐다. 대회 기간 24시간 뷔페식으로 운영되며, 양식 채식 할랄 아시안 등 450여 종의 메뉴로 구성했다. 평창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식을 알리기 위해 선수촌 메뉴에 비빔밥과 잔치국수, 김밥을 포함시켰다.
현대그린푸드(강릉 선수촌)
현대그린푸드(강릉 선수촌)
◆오뚜기·매일유업·CJ 등 자사제품 제공

글로벌 식음료 업체들도 다양한 방식으로 평창 홍보에 나섰다. 동계올림픽 글로벌 파트너사인 코카콜라는 서울 홍익대에 있는 건물을 코카콜라 자판기 모양으로 리모델링해 평창동계올림픽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20m 높이 ‘자이언트 자판기’를 콘셉트로 5개 층에서 동계올림픽 관련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맥도날드는 강원 강릉올림픽파크 경기장에 햄버거 세트 모양의 매장을 운영할 예정이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매장이다. 오뚜기 매일유업 CJ제일제당 등 국내 식품회사도 진라면, 떠먹는 요구르트, 비비고 가정간편식 등 자사 제품을 선수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세계 각국에 건강한 K푸드와 국내 식음료 브랜드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