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 & Joy] 가속페달 밟으니 우렁찬 배기음… 국내서 50대 한정 판매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AMG 라인업 최신형인 ‘GLA 45 4매틱’ 50주년 에디션(사진)을 시승했다. 차명이 꽤 길다. 풀어쓰면 메르세데스-AMG 탄생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배기량 2000㏄ 이하 GLA 4륜구동 모델이다. 벤츠의 엔트리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LA 모델 가운데 힘이 가장 좋다. 국내 50대만 한정 판매돼 특별함을 더했다.

시승은 서울 강남 역삼역에서 경기 팔당 물안개공원을 돌아 서울역까지 달리는 약 100㎞ 구간에서 이뤄졌다. 차는 개성이 뚜렷했다.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어 공간 활용이 좋은 데다 전고(1505㎜)가 낮고 성능이 뛰어나 스포츠카 성격과 SUV 특징이 조화를 이뤘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운전자 허리를 꽉 감싸주는 스포츠버킷시트와 가속을 유발하는 알루미늄 스포츠페달 등에서 고성능 AMG 특징이 잘 묻어났다.

경기 광주로 가는 올림픽도로에서 가속 페달을 깊이 밟았더니 배기음이 우렁찼다. 주행의 백미는 AMG 특유의 거칠게 포효하는 배기사운드였다. 주행모드는 운전 중에도 변속기 아래 있는 다이얼 버튼 조작으로 컴포트, 스포츠, 스포츠플러스 세 가지로 바꿀 수 있다. 컴포트에서 스포츠로 바꿨더니 엔진회전수가 순간 3000rpm 이상 치솟았다. 스포츠에서 스포츠플러스로 전환했더니 40000rpm까지 엔진 회전이 빨라지면서 배기음이 더욱 커졌다.

페달은 살짝만 깊게 밟아도 앞으로 치고 나가는 가속감이 강하게 느껴졌다. 배기량 1991㏄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최고출력 381마력, 최대토크 48.4㎏·ｍ)은 마치 고성능 디젤 스포츠카를 타는 듯한 착각을 불러왔다. 제원을 확인했더니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가속까지 4.4초라고 기록돼 있다. 시속 70~100㎞ 도심 운전에선 기어 변속 5~6단에서 가장 역동적인 주행감을 선사했다. 스티어링휠에 부착된 패들시프트 조작으로 운전 중에도 기어 변속이 편리했다. 시속 100㎞ 이내 주행에서 듀얼클러치변속기(DCT)의 최고 7단까지 높였더니 엔진회전수는 1300까지 내려갔다.

한정판답게 외장과 실내 인테리어에는 검은색과 노란색의 독특한 디테일을 부각시켰다. 블랙 메탈릭 컬러를 입은 외관은 사이드미러와 사이드실 패널(차량 측면 하단부의 프레임을 대신하는 패널), 타이어 휠, 범퍼 등에 노란색 줄무늬를 새겼다. 앞시트와 스티어링휠, 통풍구 등 인테리어 곳곳에도 동일하게 노란색 줄무늬가 들어갔다. 스포츠카를 타고 싶지만 실내 공간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운전자에겐 안성맞춤이다. 다만 고성능 AMG 특징 때문에 딱딱한 승차감과 운전 중 소음은 감수해야 한다. 가격은 7800만원.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