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수제맥주 더부스 ‘대강 페일에일’, 그 이름에 얽힌 기막힌 사연
지난 4월, 편의점 CU를 통해서도 유통을 시작하며 ‘편맥(편의점맥주) 전성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더부스의 수제맥주 ‘대강 페일에일’의 이름에 대한 기구한 사연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제품은 대부분의 소비자에게는 ‘대동강 페일에일’로 알려진 수제맥주로, 두터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SNS 등에서 해당 제품을 접하고 마트나 편의점에서 ‘대동강 페일에일’을 찾았던 고객들은 ‘동’자에 ‘Censored(검열에 걸렸다)’ 딱지가 붙어있는 ‘대강 페일에일’을 보고 의문을 가지게 된 것.

이를 두고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대동강 페일에일 상표 중 ‘동’자에 이상한 스티커가 붙어 있다", "대강 페일에일로 이름을 바꾼거냐, 아니면 마트나 편의점용은 따로 생산하는거냐”, “CU에서 대동강 페일에일을 판매한다고 해서 갔다가 ‘대강 페일에일’로 판매 중이라 진짜가 맞는지 의심했다” 등의 목격담이 줄을 잇고 있다.

CU편의점에 ‘대강 페일에일’을 공급하는 크래프트비어 스타트업 더부스에 따르면 이번 일은 제품의 한국 통관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부스 관계자는 “대강 페일에일은 세계적인 수제맥주 브랜드 미켈러와 더부스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탄생한 제품으로, 벨기에에서 제품을 생산하여 수입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동강’이라는 단어 사용에 대해 작명 전 식약처 질의를 진행한 바 있다. 식약처는 해당 단어 사용에 대해 부정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으나, 막상 해당 제품이 국내에 들어와서 통관 절차를 밟으려고 할 때 ‘대동강 물이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라는 이유로 통관이 거절됐다”며 그간의 사정을 밝혔다. 이로 인해 당시 ‘대동강 페일에일’로 제품명이 인쇄되어 한국땅을 밟은 제품 전량에 더부스 팀원들이 하나하나 ‘Censored’ 스티커를 붙이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더부스는 ‘한국 맥주가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없다’라는 기사를 쓴 다니엘 튜더와 한국인 친구 두 명이 만든 회사로,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있는 한국 맥주를 만들겠다는 의미를 담아 자연스럽게 ‘대동강’을 제품명에 사용하게 됐다. 해당 제품은 라거인 북한의 대동강 맥주와는 스타일이 다른 페일에일 맥주이다. 하지만 수입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이유로 ‘대동강 페일에일’은 ‘동’자에 Censored 스티커를 붙인 채 ‘대강 페일에일’로 CU편의점, 이마트 등 다양한 유통 채널에서 유통,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부스 측은 ‘대동강’이라는 단어의 사용에 대해 사전에 식약처 질의를 진행했음에도, 통관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은 “대강 페일에일이 아닌 대동강 페일에일을 즐기고 싶다”라며 더부스 측의 입장에 공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번 일로 모처럼 불고 있는 수제맥주 열풍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지 업계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