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 애크먼의 굴욕…40억달러 날려
월가의 대표적 행동주의 투자자인 빌 애크먼(사진)이 캐나다 제약사 밸리언트에 대한 투자 실패를 인정하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주식매각 가격은 11달러대로 투자손실률은 90%가 넘으며, 금액으로는 40억달러에 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애크먼은 자신이 설립한 헤지펀드 퍼싱스퀘어 캐피털매니지먼트를 통해 2015년 3월 당시 주가가 196달러였던 밸리언트에 32억달러를 투자했으며 이듬해 지분을 9.9%까지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매입에 나섰다. 애크먼은 밸리언트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투자회사인 벅셔해서웨이처럼 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330달러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밸리언트가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로 캐나다 정부의 조사를 받고, 약가 인상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2015년 7월 260달러에 달하던 주가는 이날 12.11달러까지 95% 폭락했다. 애크먼은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비핵심 자산매각에 나서면서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한때 900억달러에 달하던 시가총액은 40억달러까지 떨어졌다.

행동주의 투자는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거나 경영상 비효율이 큰 기업의 주식을 매입해 의결권을 확보한 뒤 구조조정과 지배구조 개선, 경영전략 변화 등을 통해 단기간 내 주가를 높여 수익을 올리는 투자기법이다.

애크먼은 이날 지분 매각과 함께 경영에서도 손을 떼기로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역대 최악의 헤지펀드 투자실패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