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촨푸 회장
왕촨푸 회장
비야디(BYD), 당신의 꿈을 이루라(Build Your Dreams)는 거대한 뜻을 담아 회사를 만든 이는 왕촨푸(王傳福) 회장(50)이다. 1995년 불과 29세에 BYD를 차려 21년 만에 종업원 22만명에 달하는 세계 1위 전기자동차 회사를 일궈냈다.

왕 회장은 어릴 때 부모를 잃었다. 빨리 돈을 벌기 위해 중난(中南)공업대에서 야금물리화학을 전공한 뒤 1990년 베이징 비철금속연구원에 입사했다. 연구원은 1993년 선전에 ‘비거(比格)’라는 배터리 회사를 차리고 재능이 돋보인 왕촨푸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왕촨푸의 야심은 더 컸다. 배터리 시장의 가능성을 본 그는 금융업을 하던 친척에게 250만위안(현재 환율 기준 약 4억원)을 빌려 비야디과학기술회사를 차렸다. 직원 20명을 데리고 선전의 낡은 차고에서 시작했다. 당시 배터리 업계를 휩쓸던 일본 회사들이 용량이 작고 환경 문제가 있는 니켈카드뮴(Ni-Cd) 전지 생산에서 철수할 즈음 왕 회장은 이쪽을 파고들었다. 파나소닉, 소니, 제너럴일렉트릭(GE) 등에 납품하기 시작했고 회사는 성장 가도를 달렸다.

단시간에 중국 배터리 업계를 장악한 그는 2003년 자동차로 업역을 넓힌다. 국유회사이던 시안친촨자동차 지분 77%를 사들인 것. 당시 사내 임직원뿐 아니라 주주의 반대도 심했다. 주가는 폭락했다. 하지만 배터리에서 자신감을 가진 그는 곧 전기차 시대가 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듬해인 2004년 중국 정부는 자동차 공장 신설 기준을 강화했고, 그는 수혜를 봤다. 자동차는 불티나게 팔렸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벅셔해서웨이가 BYD에 5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나선 게 그즈음이다. 왕 회장은 지분 10% 이상은 안 판다고 버텼다. 2008년 9월 지분 10%를 18억홍콩달러(현재 환율 기준 2740억원)에 넘기며 그는 세계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배터리 회사로 출발한 BYD는 이제 자동차 매출 비중이 50%에 달하는 회사로 바뀌었다. 왕 회장은 “유럽 사람들보다 중국의 젊은 엔지니어 실력이 낫다”며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