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사장의 '한국 사랑'…"한국 이름 오수만입니다"
오스만 알감디 에쓰오일 사장(사진 왼쪽)은 지난 5일 취임하자마자 한국 이름부터 지었다. 명함에도 한국 이름을 함께 새겼다. 본명인 ‘오스만’과 비슷한 ‘오수만(吳需挽)’이었다. 한자로는 쓰일 수(需), 당길 만(挽)을 썼다. ‘탁월한 지혜로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고 번영을 이끌어내는 인물’이란 뜻이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어 8일에는 임직원 100여명, 여섯 살 아들과 함께 회사 인근 이화여대성산종합사회복지관(서울 마포구)을 찾았다. 송편을 빚어 주변 저소득층 가정과 홀몸 노인, 한부모 가정을 방문해 추석선물세트와 함께 전달했다. 취임 후 첫 대외 행사였다. 알감디 사장은 “에쓰오일 임직원의 작은 정성이 추석 명절을 외롭게 보내야 하는 이웃들에게 따뜻한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알감디 사장은 취임식 당일 본사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며 “한국 이름을 짓고 복지관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말했다.

알감디 사장은 에쓰오일 대주주인 아람코에서 25년간 일한 ‘아람코맨’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킹파드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경영학석사를 취득했다. 이후 아람코에서 생산, 엔지니어링 정비, 프로젝트 분야 업무를 수행했고 2004년부터 2008년까지 아람코와 미국 엑슨모빌, 중국 시노펙의 중국 합작 공장에서 기술기획 부문을 총괄하며 글로벌 경영 경험을 쌓았다.

한국에는 아람코 한국법인(아람코 아시아 코리아) 대표 자격으로 지난해 9월 부임했다. 아직 한국말은 거의 못한다. 의사소통은 영어로 한다. 이 때문에 회사에서 회의할 때는 동시통역사가 따라붙는다. 알감디 사장은 취임 직후 당면 최대 과제로 5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한 울산 고도화·석유화학 복합시설의 성공적 가동을 꼽았다. 이 공장은 201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