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는 中·국내 중소 조선소에 아웃소싱…삼성은 수주·관리"
"7월 내 월급 9천700원…사원도 급여 10% 반납 설득 중"


삼성중공업이 19일 조선업 불황에 대한 타개책으로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O&M(Operating and Maintenance·운전과 유지보수) 등 신규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박대영 사장은 이날 오전 경기도 성남시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선박 건조 외에 다른 돌파구가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과거 우리 실적과 경험을 갖고 설계와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O&M 사업을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그동안 삼성중공업이 인도한 배가 많고 그에 대한 선주들의 O&M 요구가 많지만 실제로 (O&M의 상당 부분이) 싱가포르 등으로 가고 있다"며 "그 배의 성능을 가장 잘 아는 우리가 그걸 한다면 선주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꼭 선박을 우리 거제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하느냐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며 "꼭 거제를 고집할 게 아니라 우리가 수주해서 건조는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국내 중소 조선소에 맡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식으로 노하우와 소프트웨어를 갖고 선박을 수주해 전체 프로젝트는 우리가 관리하되 하드웨어는 거제에서 짓지 않고 얼마든지 아웃소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주총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아웃소싱이 선박 건조 사업을 접는 것이냐는 질문에 "접는 것은 아니다"라며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대상은) 우리가 현재 짓지 않는 선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우리가 하지 않는 중소형 선박이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사장은 선박 건조가 사양산업이 아니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가장 끝까지 살아남을 산업이 세계 물동량을 나르는 선박산업으로 조선업은 결코 사양산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삼성은 일반선보다 특수한, 남들이 짓지 못하는 특수선박에 특화됐고 그 분야에서는 지금도 독보적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결코 선박 건조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난달부터 급여를 반납한 박 사장은 주총에서 회사의 자구 노력을 설명하면서 "저는 이번 달(7월) 9천700원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사장은 "(월급을 전액 반납했는데) 왜 주느냐고 물어봤더니 의료보험을 유지할 수 있는 최저 수준이 9천700원이라 그건 회사에서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임원이 급여의 30%, 부장은 20%, 차·과장은 15%를 반납하고 있다"며 "임금 경쟁력을 어느 정도 유지해야 품질과 기술, 성능으로 차별화해서 시장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에 사원들도 급여의 10%를 반납하도록 독려하고 설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여부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삼성엔지니어링이나 삼성중공업이나 우선 독자적으로 생존하는 게 최우선 목표"라며 "합병을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blue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