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전기차 구동장치 부문에서 잇따라 공급계약을 맺자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도 해당 사업 진출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관련 연구개발(R&D) 조직을 갖추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제껏 구동장치 분야는 완성차업체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LG전자의 잇단 계약을 보면서 전략을 다시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8일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들어 자율주행차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등 차세대 자동차 부품 개발에 관심을 보여왔다. 다만 전기차 핵심부품 중 하나인 구동장치까지 개발에 나서면 삼성이 다시 완성차 시장에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까봐 주저해왔다. 완성차업체에 부품을 공급해야 하는 삼성전자로선 부담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가 모터 개발 조직을 정리한 지난해 7월을 전후해 구동장치 관련 R&D 조직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다. 한 관계자는 “R&D 조직이 각 부문 팀장을 중심으로 상당한 체계를 갖췄다”며 “내일 당장 관련 사업 진출을 선언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전기차 구동장치사업에 뛰어들면 LG전자 못지않은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 진출 과정에서 LG전자 자산이 된 전자제품과 부품 관련 기술 등에서 삼성전자가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SDI가 세계 주요 배터리 제조업체 중 하나로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조건도 같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