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1만1천명을 둔 영국 백화점 BHS가 25일(현지시간) 자금난에 파산보호에 들어갔다고 현지 언론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번 파산보호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대형소매업체 울워스(Woolworths) 이래 최대 규모다.

파산관리인으로 임명된 더프&펠프스는 매장을 계속 운영하는 가운데 인수자 물색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연금 규제당국은 BHS의 연금 적립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음을 확인하고 전 소유주에게 회사측의 연금 적립 부족분 5억7천만파운드에 대해 강제로 기여를 명령할지를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더프&펠프스는 "BHS가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주들이 잠재적 매수자들과 협상을 벌여왔으나 실패했다"면서 "평소대로 BHS 매장의 영업을 유지하는 가운데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약 30여 곳이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BHS 파산보호는 인도계 타타 스틸의 영국 내 사업 철수 결정으로 어려움에 처한 영국 정부에 고민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내 최대 철강공장을 비롯해 여러 생산현장들을 거느린 인도계 타타 스틸이 사실상 사업장 전부에 대한 매각을 추진함에 따라 직간접 고용인력 4만5천여명이 일자리를 잃을 처지에 놓였다.

이에 영국 정부는 원활한 매각을 위해 공적자금을 투입해 지분을 최대 25% 소유하는 부분 국유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국 철강산업이 무너질 위기에 처하자 국유화는 불가하다는 애초 입장을 바꾼 것이다.

그러나 공적자금 투입과 상업적 조건에 따른 대출지원이 경쟁력을 잃은 타타 스틸의 영국 철강공장들의 가동 유지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해 보인다.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