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새 폭발적 제품분화…인삼공사 제품만 400여종

한국인의 대표적인 건강보조식품인 홍삼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1970년대에 홍삼차와 절편, 캡슐 등이 개발됐고, 1990년대 들어 일본시장 공략을 위한 홍삼정환과 최초의 홍삼음료인 홍삼원이 등장했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홍삼은 집에서 달여먹는 게 대세였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소비자들의 생활패턴과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 개발이 줄을 이으면서 현재 홍삼시장에 등장한 제품군은 수백 가지로 늘었다.

8일 업계 1위인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정관장' 브랜드로 생산되는 홍삼 전문제품은 400여종에 달하고, 이와는 별도로 홍삼음료는 90여종에 이른다.

인삼공사의 경우,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PPL(간접광고)로 등장한 '홍삼정 에브리타임', 어린이용 제품 '홍이장군', 갱년기 여성을 위한 '화애락'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홍삼을 첨가한 반려동물 건강식과 피부에 바르는 홍삼 화장품까지 등장했다.

등록된 홍삼제조업체가 1천500여개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시중에 나온 홍삼제품의 종류는 훨씬 많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어서 대중적인 수만원대 제품에서 수백만원짜리 초고가 제품까지 다양하다.

가장 비싼 제품은 최고 등급의 뿌리삼만을 장인들이 엄선한 '천삼(天蔘) 10지(支)'(600g)로 620만원에 팔린다.

한해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전체 홍삼의 0.02%만 '천삼 10지' 등급을 받기 때문에 생산량은 200~300개에 불과하다.

천삼은 외관상 균열이나 흠집이 없어야 하고, 머리, 몸통, 다리 부분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사람 인(人)자 모양이어야 한다.

또한 내부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해서 머리 밑 부분을 사선으로 절단했을 때 내공(內空, 홍삼 내부가 비어 있는 것)과 내백(內白, 홍삼 내부가 흰색으로 변색된 것)이 없어야 한다.

'천삼 10지'는 최소 2개월 이상 대기해야 구매가 가능해서 소수 부유층들 사이에서만 거래되다가 2014년 7월 국빈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에게 박근혜 대통령이 선물하면서 유명해졌다.

오로지 '천삼 10지'를 사기 위해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이 있을 정도이고, 소량이나마 면세점에 풀리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곧바로 싹쓸이를 해갈 정도로 인기라고 인삼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천삼보다 등급이 한 단계 낮은 '지삼(地蔘) 10지'(600g)도 200만원, 두 단계 아래인 '양삼(良蔘) 10지'는 80만원에 판매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가장 대중적인 '홍삼정(240g)'은 19만8천원, 간편한 휴대용 홍삼제품인 '홍삼정 에브리타임(30포)'은 9만6천원으로 비교적 부담이 덜하다.

정관장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농협홍삼 한삼인도 효도선물용 '홍삼정프라임효'(110g.25만원)와 '홍삼정마일드심(120g.12만원), 수험생 등 청소년을 겨냥한 '홍삼에이플러스', 어린이 소비자를 위한 '아이홍삼' 등으로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홍삼시장을 제형별, 세대별, 기능성별로 세분화하고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중장년층 중심의 구매 수요가 어린이와 청소년, 20~30대 직장인으로 확대됐고,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가 형성되면서 국내 홍삼시장의 저변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