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 있는 금융위원회가 오는 5월께 정부서울청사로 이전한다. 2008년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출범한 금융위가 서초동에 첫 둥지를 튼 이후 세 번째 이사다.

금융위 관계자는 16일 “인사혁신처의 세종시 이전으로 비는 공간에 들어가기로 했다”며 “5월 중순부터 국별로 차례대로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금세탁방지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은 대형 전산설비 등을 이전하는 데 시간이 걸려 8월쯤 이전을 마무리한다.

금융위의 첫 출발은 서초동 조달청 건물에서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져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정책 및 감독의 효율화를 명분으로 2009년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로 옮겼다.

‘여의도 시절’도 오래가지 못했다. 저축은행 사태 등을 거치며 2012년 초부터 두 기관의 갈등이 불거졌다. 금감원 노동조합은 금융위가 “낙하산 인사를 내려보내고, 각종 정책실패의 책임을 금감원에 전가한다”며 천막시위까지 벌였다.

결국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은 여의도를 떠나기로 결정하고 민간 소유 건물인 광화문 프레스센터로 이전했다.

금융위 이전으로 정부는 수십억원의 임차료를 아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금융위 공무원들은 정부서울청사의 까다로운 출입 절차 때문에 시장과의 소통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출입증 발급은 물론 방문자 에스코트 규정까지 있어 외부인이 드나들기 어렵다”며 “금융사 사람들과 소통할 일이 많은 특성을 고려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청사 외부에 별도 회의 공간을 마련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