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면세점 제도 개선안을 이달 내로 발표하기로 하면서 신규 특허 완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규 특허가 허용되면 사업권을 잃은 롯데면세점 잠실점(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의 워커힐 면세점이 극적으로 되살아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면세점 대전' 이후 고용 승계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5년 주기의 재승인 제도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면세점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온 정부는 애초 7월까지 개선책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앞당겨 이달 말까지 발표하겠다고 7일 밝혔다.

개선안은 5년 주기의 특허 기간 연장 문제와 함께 면세점시장 진입요건에 대한 부분을 포함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면세점 신규특허 요건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면세점 신설 기준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관련 요건을 합리화화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업계와 지자체들은 관련 기준이 개선되면 면세점 신설 규정이 완화돼 시내 면세점이 추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롯데 잠실점과 SK면세점은 '시한부' 영업중이다.

워커힐점은 5월, 월드타워점은 6월에 문을 닫게 된다.

그러나 정부가 3월에 개선안을 발표한다고 나서면서 이들 두 면세점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월드타워점이 문을 닫게 되면 서울 강남권 면세점은 코엑스점만 남게 된다"며 "신규 특허가 주어진다면 외국인 관광객의 동선을 넓힐 수 있도록 지역간 배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공점 등 다른 면세점을 운영 중인 롯데와 달리 SK네트웍스는 워커힐점 폐점으로 면세 사업에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탈락 후 기존 인력과 공간 활용에 대해 어려움을 겪어 왔고, 신규 사업자인 두산면세점과 인력 및 창고 등을 넘기는 방안을 협의해왔다.

그러나 만약 특허권이 추가되면 면세사업을 이어갈 가능성이 다시 열리는 셈이다.

SK네트웍스는 오는 5월 특허가 만료되는 김포공항 면세점 등의 입찰에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워커힐점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향후 면세사업에 대해 내부적으로 고민 중"이라며 "아직 정부 개선안이 나오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방안이 나오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반면에 신규 진입 요건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행 5년 주기의 특허기간 연장과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을 시 자동연장 등에 대해서는 면세점 업계의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신규 특허로 면세점 수가 늘어나면 기존 면세점들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중소·신규 면세점들은 특허 추가에 부정적이다.

지난 4일 김낙회 관세청장과 면세점 최고경영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특허 확대에 대해서는 업체간에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 시장이 포화 상태에서 또다시 면세점 특허를 늘리면 신규 면세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게 반대 논리의 요지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새로 개장한 면세점들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면세점이 추가되면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며 "정부 정책이 조삼모사로 바뀌면서 또 다른 피해를 불러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doub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