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EQ900.
현대·기아자동차가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을 소폭 늘리면서 세계 5위를 유지했다. 세계 1~3위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이 모두 줄어든 가운데 올린 성과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완성차 상위 5개 업체의 전체 판매량은 4643만대로 전년(4676만대)에 비해 33만대(-0.7%) 줄었다.

지난해 판매 순위 1위는 1015만대의 도요타가 차지했다. 폭스바겐(993만대), GM(984만대), 르노-닛산(849만대), 현대·기아차(802만대)가 뒤를 이었다.

이중 현대·기아차와 르노닛산의 판매량은 0.2% 증가했다. 반면 도요타와 폭스바겐, GM은 전년 대비 각각 0.8%, 2.1%, 0.8% 줄었다.

글로벌 빅3 브랜드들의 판매 감소는 신흥국 자동차 수요가 급감한 게 가장 큰 요인이었다. 경제상황 악화, 통화가치 하락, 원자재가격 급락 등 악재가 겹치면서 브라질, 러시아 등 신흥시장 내 자동차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

여기에 이전까지 매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나타냈던 중국의 자동차 판매증가율이 8.3%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에서는 저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운 토종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가열되면서 글로벌 상위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반면 현대·기아차와 르노닛산은 신흥시장과 중국의 침체, 엔화 및 유로화 약세를 앞세운 일본과 독일 경쟁업체들의 공세 등 어려운 환경 속에도 지난해 판매량을 소폭 늘리며 선방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그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글로벌 생산망 구축, 현지 전략 차종 출시, 품질 경영,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지난해 판매량이 2만대 늘었다"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