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이어 홍콩당국도 자국 통화가치 하락에 베팅하는 글로벌 투기자본에 대해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내놨다.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홍콩 중앙은행 역할을 하는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지난 27일 밤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에서 “홍콩달러화에 대한 글로벌 투기세력의 공격은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투기자본, 홍콩 공격 성공 못할 것"…홍콩당국, 통화가치 하락 베팅에 강력 경고
최근 미국 달러화에 페그된 홍콩달러화 가치가 밴드(미 달러당 7.75~7.85홍콩달러) 하단까지 추락하고, 이 여파로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가 약 7년 만에 8000선이 붕괴된 것의 배후로 글로벌 투기자본을 지목한 것이다.

HKMA는 아시아 외환위기가 발발한 1997~1998년 글로벌 투기자본이 홍콩달러화와 주식시장에 대한 ‘이중 플레이’로 차익을 얻었지만 지금은 이 같은 전략이 성공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중 플레이란 홍콩 증시에서 현물 주식과 지수선물에 대해 매도 포지션을 취한 뒤 홍콩달러화를 대거 매도해 금융시장 불안을 조성하고, 이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으로 주가가 폭락하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서 이중으로 차익을 얻는 전략을 뜻한다.

HKMA는 그러나 현재 홍콩의 본원통화 규모는 1조6000억홍콩달러로, 1998년의 1900억홍콩달러에 비해 약 8배로 커졌고, 외환보유액도 3600억달러로 1998년의 900억달러에 비해 급증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투기세력의 이중플레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천억홍콩달러가 필요하다는 것이 HKMA의 주장이다.

주식시장도 1998년에는 금리 움직임에 민감한 부동산업과 금융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지만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다양한 산업으로 구성돼 있는 것도 과거와 달라진 점이라고 HKMA는 강조했다.

기업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현재는 1998년보다 훨씬 낮아 주식시장에 대한 투기적인 공격이 성공할 여지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