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이후 저인플레이션 국면서 가격경직성 커져

우리나라에서 저물가 현상이 장기화되고 있지만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물가가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발간한 인플레이션보고서의 '저인플레이션 국면에서의 가격 경직성 분석' 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앞으로 경기여건이 개선되고 임금, 원자재 등 투입요소 가격이 상승하면 그동안 가격을 동결해온 기업들이 이를 가격에 더 빠르게 반영해 가격경직성이 약화되고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경직성은 가격변동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다양한 제약 때문에 가격을 서서히 조정하는 행태를 말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0.7%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의 분석 결과, 물가 상승률이 낮은 저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격경직성이 상승했다.

한은은 고인플레이션 국면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대에서 움직였던 2009년 1월∼2012년 4월로, 저인플레이션 국면을 인플레이션이 1% 내외에서 변동한 2012년 5월∼2015년 6월로 각각 설정했다.

상품별 물가통계를 살펴보면 저인플레이션에서 가격 조정의 빈도가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한 제품의 가격은 평균적으로 7개월마다 바뀌었지만 저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10개월에 한 번씩 조정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그동안 저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가격경직성이 높은 이유로 ▲ 가격조정 비용의 상대적 상승 ▲ 시장점유율 유지 ▲ 원유 등 투입요소 가격의 하락 ▲ 글로벌 경쟁의 심화 등 4가지를 꼽았다.

또 한은은 가격경직성의 결정요인을 실증분석해 인플레이션, 경기변동, 임금상승률이 의미있는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1%포인트 낮아지면 가격이 변동될 확률이 7.5%포인트 떨어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