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경제정책 방향] 연기금, 국내 대체투자 늘린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들이 내년에 업무용 빌딩, 사회간접자본(SOC) 등 국내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1년에 80조원씩 늘어나는 국민연금 기금을 경기 활성화에 활용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은 500조원까지 불어났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2016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지난 8월 말 4.4%였던 국내 연기금의 전체 투자자산 대비 국내 대체투자 비중을 내년에는 5.5%로 확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기금의 국내 대체투자 자산은 8월 말 현재 21조5000억원에서 내년 31조2000억원으로 9조7000억원 늘어나게 된다. 정부는 대체투자를 쉽게 할 수 있도록 목표수익률 등 벤치마크를 마련하는 한편 국내 부동산이나 SOC에 투자하면 기금운용 평가 때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1년에 80조원가량이 국민연금에 쌓이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줄어) 국내 경기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있다”며 “국내 대체투자를 확대하면 투자 등 유효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대체투자 자산 가격이 이미 많이 올라 국민연금이 추가로 투자하면 거품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면 자칫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이유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해 초부터 국내 대체투자 확대에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도로 항만 등 SOC는 정부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는 계약을 통해 국민연금의 투자를 유치해놓고 나중에 정치권이 지역민 반발 등을 이유로 ‘이용료를 낮춰야 한다’며 재계약을 요구하는 사례가 많아 더욱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