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18일 오후 7시40분

[마켓인사이트] 동부 오너가, 동부화재 지분 7.9% 처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 일부를 매각해 약 3500억원을 마련한다. 동부화재 지분 대부분을 담보로 잡히고 빌린 자금을 갚아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과 장남인 김남호 동부금융연구소 부장, 장녀인 김주원 씨는 이날 장 마감 후 보유하고 있는 동부화재 주식 558만2000주(지분율 7.9%)에 대해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을 하기 위한 기관투자가 수요예측에 나섰다. 매각 예정 가격은 이날 종가 6만6400원보다 3.6~8.1% 낮은 6만1000~6만4000원, 총 매각 규모는 3405억~3572억원이다. 매각 주관은 모건스탠리가 맡았다.

김 회장 등은 동부화재 주가가 지난 9월부터 오르자 전격적으로 블록딜에 착수했다. 동부화재 주가는 9월 5만원대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2일 장중 한때 1년 최고가인 7만20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동부그룹은 블록딜 후에도 김 회장 일가의 경영권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김 회장 일가와 동부문화재단(지분율 5%)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23%가량 남는 데다 동부화재도 자사주를 11.85%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지분 매각은 김 회장 일가가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잡히고 빌린 돈을 갚기 위해서라는 것이 그룹의 설명이다. 김 회장 등은 보유지분 26% 가운데 대부분을 담보로 맡기고 은행과 증권사 등에서 총 4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빌린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7.9%를 매각하면 대출받은 금액의 상당부분을 갚을 수 있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화재 지분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 있기 때문에 주가 급락으로 반대매매가 이뤄지면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주가가 올랐을 때 지분을 매각해 대출금을 갚고 경영권을 안정시키기 위해 블록딜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김 회장 등이 동부화재 지분을 추가로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 일가가 자금 일부를 추가로 그룹 계열사에 수혈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동부그룹 채권단은 그룹 계열사들의 자율협약이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등의 과정에서 김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을 요구해 왔다. 김 회장과 김 부장은 지난 3월 동부메탈에 20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임도원/류시훈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