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한국은행 총재로 3일 이주열 전(前) 부총재가 지명됐다는 소식에 한은 직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내부출신 총재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직원들은 우선 그가 정통 '한은맨'이라는 점에 만족하는 표정이다.

김중수 현 총재가 발탁 인사 등으로 한은의 분위기를 쇄신하려 했던 것과 관련해 비교적 보수적인 분위기로 평가되는 한은에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어느 조직이나 변화도 중요하지만 안정성도 중요하다"며 "내부 출신이 조직의 장이 된다면 반발은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입행원으로 시작해 부총재 자리까지 오르면서 업무능력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이 후보자는 업무에 적응할 기간이 길게 필요하지 않다는 점도 큰 장점으로 꼽힌다.

직원들과의 관계도 비교적 원만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의 다른 관계자는 "그는 조심스럽고 꼼꼼하면서, 적이 많지 않다"며 "적이 많지 않은 것은 그만큼 주변과의 의사소통에 힘을 기울이고 독단적 결정을 안한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김중수 현 총재와는 대립각을 세운 적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데다 퇴임하면서 김 총재를 겨냥해 '쓴소리'를 했던 점을 고려하면 인사 부문 등에서 '김중수 지우기'식 변화가 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이 후보자는 퇴임식 당시 "60년에 걸쳐 형성된 고유의 가치와 규범이 하루아침에 부정되면서 혼돈을 느낀 사람이 많아졌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은의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총재 시절) 능력은 출중하지만 상징적 발탁 인사에 밀려 날개를 펴지 못했던 직원들이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히려 총재 교체 이후 나돌 '뒷말'을 줄이고 조직 안정성을 높이고자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도 나온다.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cin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