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49주년 - 기로에 선 신흥국…20억 시장을 가다] "경제 불안은 일시적일 뿐 낙후된 인프라가 더 문제"
“경제는 늘 오르내리는 현상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인도 상황은 일시적인 도전에 직면했을 뿐 심각한 상태는 아닙니다.”

지난달 뭄바이에서 만난 카누 도시 웰링카대 경제학과장(사진)은 확신에 찬 어조로 이같이 말했다. 당시만 해도 해외 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루피화 가치가 크게 떨어져 수입물가가 치솟는 등 경제가 훨씬 불안정한 상황이었다.

그는 “인도의 성장률 전망치가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4~5% 이상은 되지 않

냐”고 반문했다. 다만 2000년대 후반 경제가 연 8% 안팎 성장할 무렵 낙후된 인프라 개선에 주력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했다.

총선을 앞두고 선심성 정책이 더 남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는 “가난한 사람에게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어느 민주주의 사회에서나 마찬가지 현상”이라며 취지 자체는 공감한다고 말했다. 절대빈곤층 비중이 절반이나 되고 사회주의 체제의 향수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그보다는 정부 지원이 국민에게 제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개선이 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도시 학과장은 그런 면에서 한국의 주민등록제도와 비슷한 ‘전자주민등록증(aadhaar)’ 도입에 큰 기대를 내비쳤다. 실제 인도 타말라드주의 경우 지난달 기준 70%가량이 등록을 마친 상태다. 그는 “이 시스템이 완비되면 인도의 부패가 크게 줄고 투명성을 높여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뭄바이=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