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락앤락의 빈콤 메가몰 로얄시티점. /락앤락 제공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락앤락의 빈콤 메가몰 로얄시티점. /락앤락 제공
밀폐용기 락앤락으로 유명한 주방용품업체 락앤락(회장 김준일)이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서 고공 성장의 신화를 쓰고 있다.

락앤락 중국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2605억원. 락앤락 전체 매출(5084억원)의 51%를 차지한다. 한국 시장 비중은 32%에 불과하다. 김준일 회장이 중국 진출을 결심한 것은 2003년이다. 회사 매출이 1050억원에 불과하던 때다. 김 회장은 한국 시장만으론 사세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창간49 글로벌 산업대전] 락앤락, 中·베트남 등 신흥시장 공략…'주방용품 韓流' 신화 쓴다
처음엔 관세와 운임을 내며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내다 팔았다.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중국인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는 고급 제품으로 통했다. 4년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인 뒤 중국 공장에서 직접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현재 락앤락은 산둥성의 웨이하이, 만산과 장쑤성 쑤저우에도 공장을 두고 있다.

영업망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 베이징 선전 영업법인과 함께 22개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다. 또 100여개 직영매장을 비롯해 백화점, 대형할인점, TV 홈쇼핑 등 7000여개에 이르는 유통채널을 확보했다. 올해는 상하이와 베이징 등 대도시 중심인 영업망을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지방 소도시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락앤락은 중국에 이은 차세대 글로벌 전략 거점으로 베트남을 육성하고 있다. 베트남은 풍부한 천연자원과 인적자원, 지리적 이점을 두루 갖추고 있어 해외 공략을 위한 전략 기지로 손색이 없다는 판단이다.

베트남에서는 2008년 호찌민에 첫 직영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2009년 하노이 영업법인과 동나이 연짝 생산공장, 2011년 12월 붕따우 내열유리공장 등 생산 및 영업 인프라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대지면적 7만㎡ 규모의 연짝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인근 동남아 국가는 물론 유럽과 북미 등 세계 70여개 국가에 수출된다. 회사 측은 세계적으로 오븐 사용이 확대되면서 내열유리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 회장은 “철저한 고급화 전략이 베트남에서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팍슨, 빈콤 등 고급 백화점과 쇼핑몰에서 19개 직영점을 운영하며 맞춤형 제품으로 현지 상류층 여성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아울러 홈쇼핑과 대형 슈퍼마켓 체인 등 300여개 현지 판매채널을 활용해 전반적인 브랜드 인지도 제고도 꾀한다.

김 회장은 “중국과 베트남 등 신흥시장은 브랜드 로열티가 한국보다 더 높다”며 “해외시장에서 고급 주방용품 톱 브랜드로 자리잡은 지 오래”라고 강조했다.

락앤락은 선진국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에서는 인력을 보강, 온라인 유통을 강화해 할인점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미국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