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재테크 리포트] 웡왕지밍 홍콩투자기금協 회장 "美·中 해외투자로 자산관리하는 중산층 늘었다"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사태 이후 자산을 다양한 곳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투자처 다변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죠.”

웡왕지밍 홍콩투자기금협회 회장(사진)은 지난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10년간 홍콩인들이 부동산, 예금, 주식 직접투자 등 전통적인 재테크 수단에서 펀드, 헤지펀드, 채권 등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자금을 꾸준히 옮겨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률을 끌어올리려면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분산투자 경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웡 회장은 그 대표 주자로 펀드를 꼽았다. “펀드는 영국인 등 홍콩 내 외국인들을 위한 상품으로 출발했지만 이제 중산층의 자산관리 상품으로 자리잡았다”며 “채권형 펀드나 밸런스드 펀드는 예금을 대체할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우량주 매입 대신 상장지수펀드(ETF)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2000년대 중반 이후 홍콩 자산관리 업계의 새 흐름이다. 웡 회장은 “펀드 상품은 유형을 가리지 않고 대부분 아시아 신흥국이나 중국 본토 등을 투자처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는 아시아 신흥국 및 중국 본토, 채권형 펀드는 아시아 회사채나 미국 고위험 회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종이다. 그는 “홍콩에서 중국 위안화나 일본 엔화로 발행되는 회사채를 매입하는 자산가가 많다”며 “홍콩이 아시아 금융 중심지이다 보니 다른 지역보다 빨리 해외투자 상품이 도입됐다”고 했다.

홍콩=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