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이어지고 있는 전력난이 올겨울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는 추가 예비전력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간에 준공할 수 있는 신규 발전소를 조기 건설하고, 노후 발전소의 가동 중지 시기를 미루기로 했다.

○올가을 예비전력도 간당간당

지식경제부는 이 같은 내용의 ‘향후 전력수급 전망과 대책’을 20일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 8월까지 수요 관리 등 조치가 없을 경우 예비전력이 400만㎾를 밑돌 전망이다. 하루 전력 공급 대비 여유분이 5%에 머물러 비상 상황이 계속되는 것이다.

전력난은 가을과 겨울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정부의 예상이다. 겨울철에 대비해 다수의 발전소들이 예방정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지난 5월 하계 전력수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9대 화력발전소 예방정비를 미룬 탓에 가을철 예비전력은 300만~500만㎾로 여름철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통적으로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은 겨울에는 최저 예비전력이 93만㎾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비상 상황은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다. 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전력 수요가 예년보다 300만㎾ 정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 25도 이상 고온인 날이 8일에 그쳤지만, 올해는 18일로 늘었다. 통상적으로 기온이 1~2도 오르면 전력 수요는 150만㎾ 증가한다. 이달 들어서는 순간 예비전력이 지난해 9·15 정전사태 때보다 낮은 316만㎾까지 떨어질 정도로 전력 수급이 악화됐다.

전력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이유는 당초 계획한 발전설비 준공이 미뤄졌기 때문이다. 지자체 및 주민들의 반대로 서울복합화력발전소 1·2호기, 양주복합화력발전소 1호기 등 올해 예정이던 450만㎾의 발전설비 준공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요금 때문에 전력 과소비 패턴이 개선되지 않는 것도 한 이유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산업체 수요 관리를 통해 150만~200만㎾를 줄이고 있지만 역부족인 이유다.

○2014년부터는 공급 확대로 전력난 완화

정부는 신규 발전소가 지어지는 2014년까지는 전력 공급이 빠듯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단기간에 준공할 수 있는 신규 발전소를 조기 건설할 계획이다. 올해 폐쇄가 예정된 노후 발전소도 시점을 미루기로 했다. 이를 통해 총 449만㎾를 추가로 확보하는 게 목표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폐쇄 및 긴급 건설이 예정된 서울 4·5호기, 평택 1~4호기, 인천 1·2호기 등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기존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신고리 4호기, 영흥 6호기 등 총 1016만㎾ 규모의 신규 발전소가 건설되는 2014년까지 전력 부족 상황은 연중 상시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본격적인 휴가가 시작되는 다음달부터 산업계 휴가 조정을 통해 예비전력 100만~200만㎾를 추가로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조업을 분산해 수요를 관리한다는 목표다. 또 산업체, 구역전기 사업자 등 민간 보유 발전기를 최대한 가동하고 피크시간에는 비싸지만 설비 고장을 덜 내는 고열량탄을 최대한 사용하기로 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