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내부방침 정하고 일정 조율

SK 총수 일가의 횡령 및 선물투자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중희 부장검사)는 최태원(51) SK그룹 회장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수사팀 내부적으로 소환 일정 등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 회장을 부르기에 앞서 지난주 조사를 받은 최재원(48) SK그룹 수석부회장을 한 번 더 부르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 회장 소환 여부에 대해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지금으로선 할 말이 없다"고 답했다.

최 회장의 소환 시점은 이르면 이번 주중이 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 서열 3위인 SK그룹으로서는 최 회장이 검찰에 불려나오게 된다면 지난 2004년 1월 손길승(70) 회장 소환 이후 7년11개월여 만에 총수가 검찰에 다시 출석하게 되는 것이다.

당시 손 회장은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7천여억원을 인출해 선물투자에 사용하고 계열사 법인세 380여억원을 포탈한 혐의 등으로 구속됐다.

최 회장도 SK㈜ 대표이사 회장이던 지난 2003년 그룹 지배권 확보를 위해 계열사 주식을 맞교환해 900억원대 부당이득을 취하고 1조5천억원대 분식회계를 한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이 최 부회장에 이어 그의 형인 그룹 총수까지 소환 조사하기로 방침을 정함에 따라 최 회장 형제의 사법처리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SK그룹 18개 계열사가 창업투자사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투자한 2천800억원 중 1천여억원이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최 회장의 선물투자를 맡아온 SK해운 고문 출신인 김원홍(50.해외체류)씨에게 흘러들어간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 과정을 주도한 인물로 최 부회장을 지목하고 있으며, 최 회장의 직접적인 지시 등 가담 가능성에도 의심을 두고 있다.

앞서 검찰은 SK 계열사 압수수색과 계좌추적 등을 통해 SK 자금이 베넥스를 통해 총수 일가의 선물투자로 연결된 자금흐름을 상당 부분 파악했다.

또 베넥스 임직원 조사를 통해 SK 총수 일가가 횡령 과정에 관여했다는 진술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 1일 최 부회장을 소환해 횡령 혐의를 강도 높게 추궁했지만 최 부회장은 "SK 계열사들이 베넥스에 투자한 것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일환이며, 지인들과 개인적으로 자금거래를 한 적은 있지만 베넥스 투자금을 빼내 선물투자에 사용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이상헌 김승욱 송진원 기자 honeybee@yna.co.krkind3@yna.co.kr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