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위키리크스의 메가톤급 '폭로'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16일 영국법원의 보석결정으로 가택연금 상태에 있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사진)는 각국 언론과 잇따라 인터뷰를 갖고 "내년엔 미국과 관련해 더 폭발적인 내용들이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산지는 23일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와 가진 인터뷰에서 "내년엔 세계 각국과 100여개 국제기구 관련 외교전문이 공개될 것"이라며 웹사이트 외에 다른 형태의 공개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산지는 미국의 외교전문 공개 후 자신에게 가해지는 위협을 1950년대 반공주의 마녀사냥인 '매카시즘'에 비유하면서 "미국의 가치는 쓰레기통에 던져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산지는 또 브라질을 위키리크스 향후 활동의 근거지로 삼을 수도 있다는 뜻을 드러냈다. 그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이 자신의 처벌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매우 용기있는 발언"이라고 말했다. 또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는 자신이 미국에 인도되면 미국 감옥에서 죽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걱정했다.

어산지는 범아랍권 방송인 알자지라TV와 가진 인터뷰에선 제2차 레바논 전쟁과 하마스 간부의 두바이 암살사건 등 이스라엘과 관련된 문서 수천 건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위키리크스가 확보한 이스라엘 관련 외교전문은 3700건 이상이며,이들 전문의 출처는 텔아비브 주재 미대사관"이라고 설명했다. 어산지는 지난 1월 두바이에서 발생한 하마스 간부 마흐무드 알 마부의 암살 사건에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연루됐음을 알려주는 문서도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위키리크스의 후선 업무(백오피스)를 봐주고 있는 독일 소재 바우홀란드재단의 자료를 인용해 위키리크스가 올해 약 100만유로(11억5000만원)의 기부금을 받아 38만유로(5억7000만원)를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몇 달 전 어산지가 밝힌 연 평균 지출(15만유로)의 두 배를 웃돈다. 지출액 가운데 6만6000유로(1억원)는 어산지에게 지급된 급여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